일반인들의 신상을 폭로해 물의를 빚은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강남패치 계정을 운영한 혐의로 회사원 ㄱ(24·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 수서경찰서 역시 한남패치 운영자 ㄴ(28·여)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사실을 전했다.
강남패치 운영자 ㄱ씨는 5월 초 SNS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든 뒤 제보를 받고 다음달 말까지 모두 100여 명의 사진과 과거 경력 등 신상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ㄱ씨는 주로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이들이 과거 유흥업소에서 일한 경력이 있고 스폰서가 있다는 등의 내용을 올렸다. 일반인 뿐만 아니라 연예·스포츠계 관계자 등 유명인까지 대상으로 해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강남패치 계정은 피해자들의 신고로 여러 차례 사용이 정지됐으나 30여 차례나 계정 이름을 바꿔가며 지속해서 운영했다.
ㄱ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올린 게시물에 있는 인물 중 억울할 만한 사람은 없어 보인다”라며 “피해를 입었으면 증명을 하고 고소하라”고 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이 계정을 만들고 팔로워 10만을 넘긴 뒤 후발 주자들이 생겨날 것 또한 예상했다”라며 “이제 내가 없어져도 비슷한 사람들이 우후죽순 생길 것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페이스북의 협조 아래 추적을 계속해왔고 27일 ㄱ씨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ㄱ씨는 평소 자주 가던 강남의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과 질투를 느껴 이 같은 행동을 시작했다. ㄱ씨는 단역배우와 쇼핑몰 모델 일을 하다 세 달 전부터 한 회사의 임시 사무직으로 근무 중이었다.
ㄱ씨는 경찰에게도 “자신이 상을 알린 이들이 특별한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는 이 일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ㄱ씨와 함께 강남패치 계정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구 ㄷ씨의 뒤를 쫓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한남패치 운영자 ㄴ씨를 정통망법상 명예훼손과 협박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ㄴ씨는 강남패치와 유사한 한남패치라는 계정을 운영했다. 강남패치가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한남패치는 남성들의 확인되지 않은 신상을 유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ㄴ씨는 2013년 강남의 한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5차례 재수술을 하는 등의 부작용을 겪었는데 이 일로 자신과 송사를 벌인 남성 의사가 떠올라 범인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ㄴ씨는 게시글을 내려달라는 피해자들에게 사실이 아니라는 자료를 보내 증명하지 않으면 사생활을 더 폭로하겠다는 취지의 협박도 했다. ㄴ씨는 대학 네 곳에 입학과 퇴학을 반복했으며 현재는 뚜렷한 직업이 없는 상태다.
ㄱ씨와 ㄴ씨는 서로 비슷한 계정을 운영하면서 교류한 흔적도 발견됐다. ㄱ씨는 ㄴ씨에게 자신이 받은 제보를 전해줬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ㄴ씨가 올린 한남패치 게시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4곳에 올린 뒤 삭제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ㄹ(28)씨 또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