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칼럼] 조영광의 애니팁팡팡-반려견이 출산할 때 조치법

선생님~! 저희 집 뽀삐가 곧 새끼를 낳으려나 봐요! 어떤 것들을 준비해 줘야 하나요?

먼저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끼를 배고 낳는 것은 어미개에게 있어 생명을 창조하는 아주 고귀한 체험이고, 귀여운 강아지를 얻은 주인에게는 더없는 기쁨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심한 진통과 함께 사망률이 꽤 높은 위험한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보호자 분은 반드시 충분한 준비를 통해 성공적인 ‘분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강아지들은 새끼를 낳을 때가 되면 여러 행동 변화를 보이게 됩니다. 갑자기 주위가 산만해지고 진통이 시작되면 방바닥을 긁기도 하며, 몸을 주기적으로 부르르 떨거나 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생식기를 핥는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식욕은 급격히 저하되며 체온이 37도 이하로 떨어지면 12시간 이내에 분만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호자는 분만이 시작되기 1주일 전부터는 강아지에게 분만할 장소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가능한 한 어미개에게 익숙하고 어둡지만 따뜻하며 조용한 곳이 좋습니다.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더라도 자리가 넉넉할 만한 박스가 적당하며 어미개가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한쪽 벽은 낮게 돼 있어야 합니다. 바닥에는 포근한 담요를 깔아주고 분만 후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강아지들은 스스로 분만을 처리합니다. 하지만 첫 발정에 임신이 됐거나 임신 후기에 운동부족으로 출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분만 과정은 다음과 같이 총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분만 제1기로는 자궁목(자궁 아래쪽 끝 좁아지는 부분) 확장기로 자궁이 수축하면서 자궁목이 확장되는 시기까지 6~12시간 정도에 해당됩니다. 외부에서 태아가 관찰되지는 않으며, 어미개가 불안해하며 신경질적이고 부르르 떨거나 식욕부진의 증상을 보이는 시기입니다.

△분만 제2기에 들어서면 태아 만출기(분만하는 때 자궁 어귀가 열리며 새끼가 밖으로 나오는 시기)로 자궁목이 확장되면서 새끼가 산도를 통과하기까지 3~6시간 정도에 해당됩니다. 일반적으로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1마리씩 분만하고 4~6시간 동안 진통을 계속 보일 때는 이상분만을 고려해 처치를 해주어야 합니다. 어미개는 탯줄을 끊고 새끼를 핥아주며 태반을 먹기도 합니다. 만일 어미견이 이러한 일들을 제대로 안 해줄 경우 보호자가 직접 깨끗한 수건으로 새끼의 코끝과 입 주위부터 닦아 잘 말려주고, 탯줄을 묶고 소독을 해주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분만 제3기에 접어들면 태반 배출기로 새끼가 태어난 후 태반 배출에 이르기까지 분만 직후 5~15분 이내의 시기입니다. 어미가 태반을 섭취한 후에는 가벼운 설사와 구토 증상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분만 후 3~4주 동안 녹색을 띠는 분비물(오로)을 배출하고 4~5주 후에는 전체적인 회복이 이뤄지게 됩니다.

분만 중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분만이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진통이 시작된 후 2시간이 넘도록 분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새끼가 산도에 걸려 있어 완전히 분만이 되지 않을 경우 △한 마리가 새끼가 태어난 후 1~2시간이 넘도록 다음 새끼가 나오지 않는 경우 등이 발생하면 주저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