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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 통일마라톤] 충북, 서울 5년 독주 끊고 7년만에 정상

충북의 마지막 주자 김홍곤(단양고)이 결승 테이프를 끊으면서 두 주먹을 번쩍 치켜들었다. 이어 짧지만 크고 강하게 “와!” 하는 함성을 토해내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통일을 염원하며 서울 정동~임진각 구간을 달리는 제46회 대통령기 전국통일구간마라톤대회에서 충북이 마침내 서울의 5년 독주를 막았다.

단양고 단일팀으로 출전한 충북은 1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를 출발, 통일로를 달려 임진각으로 골인하는 총 47.0㎞ 코스에서 열린 대회 시·도 대항전(전체 6소구간)에서 2시간33분21초를 기록, 대회 6연패를 노리던 서울(배문고·서울체고, 2시간34분23초)을 1분2초 차로 여유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경기(경기체고·남한고)는 2시간42분45초로 3위를 차지했다.

경향신문과 대한육상연맹 주최로 11일 열린 제46회 대통령기전국통일구간마라톤대회에서 시도대항 충북 김홍곤 선수가 1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대학·실업팀이 나선 팀 대항전에서는 한국체대(2시간29분26초)가 강호 국군체육부대(2시간29분36초·상무)와 명승부를 펼친 끝에 10초 차로 우승했다. 지난해 1, 2위를 차지한 건국대(2시간32분36초)와 한국전력공사(2시간35분54초)가 각각 4위, 6위로 처진 가운데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감독이 이끄는 국민체육진흥공단(2시간30분24초)이 2년 연속 3위를 차지했다.

1971년 남북적십자 회담을 기념해 창설된 대통령기 전국통일구간 마라톤은 김재룡, 지영준 등 수많은 마라톤 스타들을 배출한 역사와 전통이 깊은 대회다. 46년째 한 해도 빠짐없이 열린 이 대회에는 미래의 스타를 꿈꾸는 장거리 유망주들이 빠짐없이 참가해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쳐왔다.

청명한 가을 하늘, 코스모스가 활짝 핀 통일로 코스에서 건각들의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졌다. 충북은 ‘마의 구간’으로 불리는 2소구간에서 승기를 잡았다. 경향신문사를 출발해 은평구 녹번동 대성주유소까지 달리는 1소구간(5.5㎞)에서 충북은 서울에 6초 뒤졌으나 2소구간(대성주유소~벽제교·9.0㎞)에서 에이스 이경호를 투입해 오히려 38초 차로 앞서가는데 성공했다. 이경호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최고난도 구간을 28분37초에 주파, 서울의 에이스 전수환(29분21초·서울체고)을 44초 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우승은 쉽지 않았다. 3, 4 소구간에서 맹렬히 따라온 서울에 27초 차로 쫓긴 충북은 두 번째 승부처인 5소구간(한우리주유소~통일공원·10.2㎞)에서 팀의 쌍두마차 중 한 명인 신현식을 투입해 승리를 굳혔다. 신현식은 전체 6소구간 중 가장 긴 이 곳을 32분10초에 달려 서울의 이정우(33분52초)를 압도, 충북에 2분9초차 리드를 안겼다. 충북은 2009년 이후 7년 만에 대회 정상에 복귀했고 이경호는 최우수선수, 신현식은 우수선수에 나란히 선정됐다.

충북 안성영 코치(단양고)는 “해마다 서울에 지다가 올해 마침내 우승하니 후련하다. 꼭 우승하고 싶었던 권위 있는 대통령기에서 올해 전관왕(4관왕)을 완성해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전체 4소구간으로 열린 팀 대항전에서 한국체대의 선전은 놀라웠다. 당초 건국대와 한국전력이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한체대는 1소구간(경향신문사~벽제교·14.5㎞)에서 구미시청에 4초차 뒤진 2위를 차지한 뒤 2소구간(벽제교~한우리 주유소·15.0㎞)에서 피승희가 47분만에 주파하며 2위로 올라선 상무를 33초 차로 따돌리고 1위로 나섰다. 한체대는 3소구간(한우리주유소~통일공원·10.2㎞)에서 상무에 14초 차로 쫓겼으나 끝까지 질주해 10초 차 선두를 지켰다. 47㎞를 달려온 레이스에서 1, 2위 차 거리는 불과 50여m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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