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원전 인근 등 11곳 가스 냄새 신고, 지진 영향?

부산과 울산에서 같은 시기에 가스 냄새 등 악취 신고가 이어졌다.

울산에서는 24일 오전에만 석유화학공단이 형성된 황성동과 용연동 일원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울산소방본부와 남구청 등에 총 44건 접수됐다.

23일에도 석유화학공단 내 일부 노동자들이 “화학원료가 타는 듯한 가스 냄새가 났고, 이어 전선이 타는 냄새가 났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냄새가 심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경북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 주민이 13일 무너진 담을 치우고 있다. | 경주 | 이석우 기자

울산시와 울산해경은 악취 유발이 의심되는 사업장 2곳을 확인했다. 당국은 이를 한 석유화학업체가 공장 정기보수를 하면서 배관에 남은 연료 등을 태우는 과정에서 악취를 풍겼고, 울산항에서 석유화학제품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선박에서 하역하면서 가스를 제대로 회수하지 않아 냄새를 유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와 해경은 현장에서 포집한 악취 분석을 의뢰하는 등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소방본부는 24∼25일 부산에서 11건의 가스 냄새 신고를 접수했다.

원전 주변에서 근무하는 고리원자력본부 청경들도 가스 냄새를 신고했다.

부산과 울산에서 동시에 빗발친 악취 신고는 지진에 대한 불안감으로 번지고 있다. 악취 발생이 ‘지진과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로 이어지는 모양새가 올해 7월에 있었던 ‘악취 발생에 따른 지진 괴담’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5일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 후 같은 달 21일 부산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200여 건, 7월 22∼25일 사이에 울산에서 가스 냄새와 뭔가 타는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50여 건 접수됐다.

인터넷 카페나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서는 ‘지진의 전조’ 혹은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석유화학공단 지하 배관이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등 우려가 잇따랐다. 당시 국민안전처가 꾸린 민관합동조사단은 현장조사, 자료분석, 확산 시뮬레이션 실험 등을 통해 ‘지진과는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산은 도시가스 등에 주입되는 부취제 혹은 부취제를 포함한 화학물질이 이동 중에 누출된 것으로, 울산은 공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과 황화수소 등이 혼합된 악취가 기상 상황에 따라 확산한 것으로 각각 판단했다.

이후 경주 내륙에서 규모 5.8의 강한 지진이 발생하고 여진이 이어진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악취가 발생하자, 부산과 울산 시민들은 우려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진#악취#가스냄새#원전 인근 등 11건 신고#원전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