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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의 다이어트 돌직구] 명절 후 갑자기 찐 살, 효과적으로 빼는 법은?

긴 추석이 지났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모여 먹고 즐기는 동안 모두들 꽤 많은 칼로리를 섭취했을 것이다. 송편 대여섯 개가 밥 한 공기 칼로리와 맞먹는데, 과연 송편만 먹었는가. 산적·갈비찜·동그랑땡에 이어 식혜·약과 등 후식까지 폭풍 섭취했다면 평소 입던 바지가 꽉 낄 수밖에 없을 듯하다.

그동안 꾸준한 운동과 식이조절로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 왔는데, 명절이라는 이유로 한순간에 무너지는 자신을 보면서 대부분 크게 실망을 느낀다. 심지어 체계적으로 다이어트를 해 오던 사람들도 ‘어차피 곧 겨울이니까 잠깐 쉬어볼까’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 비만클리닉인 365mc에서 내원한 7000여명을 대상으로 의무기록을 분석했더니 ‘설보다 추석 이후에 다이어트가 더 힘들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새해다짐이라는 ‘의지’가 추석 무렵에는 약해진 결과로 분석됐다.

다이어트 중에 폭식이나 과식을 한 것을 두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혼낼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단기간에 급하게 찐 살은 상대적으로 쉽게 뺄 수 있기 때문이다. 폭식으로 갑자기 늘어난 몸무게는 실제 지방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글리코겐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상태일 뿐이다. 글리코겐은 근육이 활동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몸무게 1㎏을 빼는 데 소비해야 하는 칼로리가 지방의 1/7에 불과하다. 즉 지방보다 쉽게 빠진다는 이야기다. 음식을 섭취하면 우선 글리코겐이라는 몸 속 운동 에너지원으로 저장되며, 약 2주 후 글리코겐의 저장능력이 한계치에 이르면 지방으로 전환된다. 즉 갑자기 찐 살은 2주 만 바짝 노력하면 쉽게 뺄 수 있다. 하지만 시기를 넘겨서는 안 된다. 2주 후 글리코겐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순간, 다이어트하기 힘든 상태가 된다. 지방이 점차 몸에 쌓이면서 7배 정도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살이 빠진다. 게다가 글리코겐이 전환되면서 지방세포의 성장속도 역시 점차 빨라져 체중이 쉽게 증가한다.

폭식과 과식으로 몸이 전보다 무거워졌다면, 평소보다 20~30% 적은 양을 섭취해야 한다. 영양소의 균형을 맞춘 규칙적인 식습관도 중요하다. 특히 밀가루로 만든 빵과 쿠키, 청량음료,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은 좋지 않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과 함께 포만감을 주는 채소, 하루 8컵 이상의 수분을 섭취해 위를 원래 크기대로 돌려놓는 일도 중요하다. 꾸준한 운동으로 체내의 잉여 글리코겐을 소비할 필요도 있다.

최근에 지방흡입 수술이나 시술을 했다면 명절 동안 폭식과 과식을 했을 확률이 더욱 높다. 지방흡입을 하면 피하지방이 제거되면서 오히려 식욕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2주 정도는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소비 칼로리 양을 늘려야 회복이 쉽다. 전문가와의 식이상담과 행동수정 등을 통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식단을 지킨다면 체중 회복도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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