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비만은 몸이 필요로 하는 칼로리보다 음식물을 더 많이 섭취하는 반면 운동량은 적은 데서 비롯됩니다. 비만이 심한 반려견에게는 심장병·관절염·호흡장애·고혈압·지방간·당뇨병 등의 질환이 생길 수 있고,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성격 이상이나 탈모 등이 유발됩니다. 일반적으로 비만이 심한 반려견일수록 사료를 급하게 허겁지겁 먹고 운동을 싫어하며 잠이 많은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반려견 나이가 많거나 중성화 수술 후 비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 이유는 반려견의 몸에서 요구하는 칼로리 양은 줄어드는 반면 신진대사와 운동량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반려견의 비만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 동물병원에서는 신체충실지수(BCS, Body Condition Score)를 측정합니다. 표준 상태인 5단계를 기준으로 기아 상태인 1단계부터 심각한 비만상태인 9단계까지 비만도를 평가합니다.
반려인이 확인해 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는 손으로 반려견의 갈비뼈나 골반뼈를 만져 보거나 위에서 볼 때 허리가 살짝 잘록하게 들어가는 정도를 확인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때 반려견의 체중이 정상의 30%를 초과할 때부터는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반려견 다이어트의 기본은 식이요법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들에게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키며 저혈당이나 쇼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따라서 계획을 세워 인내심을 갖고 점차적으로 체중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가능하면 사람이 먹는 음식과 간식을 끊고 평소보다 칼로리가 낮은 사료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 소량으로 나눠 먹이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급격한 운동은 반려견의 심장과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벼운 산책이나 수영부터 시작해 차츰 운동량을 늘려가야 합니다.
반려견의 체중을 자주 확인해 급격히 체중이 감소되지 않는지 지켜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반려견이 수개월에 걸쳐 건강하고 계획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반면 반려견이 간식도 먹고 사료도 적정량인데 이유없이 살이 찐다면 동물병원을 찾아 또 다른 질병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반려견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려견은 항상 식탐이 많고 스스로는 체중관리를 할 수 없습니다. 반려견에 대한 반려인의 관심이 얼마만큼 크냐에 따라 반려견의 건강 상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반려견의 비만은 무엇보다도 반려인의 노력이 가장 필요한 심각한 질병입니다. 반려인의 무책임한 사랑이 소중한 반려견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조영광 수의사는 충북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육군 53사단 수의장교 대위로 전역했다. 이후 일산 동물병원 및 논현동 그레이스 동물병원 소동물 진료를 담당하다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인턴 및 레지던트를 수료했다. 서울대학교 산과학 박사수료 및 개복제팀 소속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산과 진료팀장으로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그는 29살에 총 26개국 474일간의 파란만장한 세계 여행을 다녀왔다. ‘최대한 현지인처럼 살자’를 모토로 <미친 수의사, 지도를 훔지다!>, <수의사, 길에서 청춘을 만나다> 등의 저서를 썼다. MBC <세바퀴> ‘별난 의사 특집’에 출연했고 EBS <세계기행테마> ‘아프리카 잠비아편’에 출연해 여행담을 보여줬다. SKY Petpark <마이펫 상담소>에도 출연해 친절한 상담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