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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엄궁동 2인조 사건 당시 변호사 문재인이 무죄 확신한 이유는?

23년전 자백과 오늘의 고백 중 무엇이 진실일까.

1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엄궁동 사건의 당시 수사를 맡았던 형사들과 주변인물들을 찾아 엄궁동 2인조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본다.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SBS

1990년 1월 4일, 부산 낙동강변 엄궁동 갈대숲에서는 참혹한 모습의 여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수습된 시신의 신원은 인근 지역에 살던 ㄱ씨. 그는 사건 바로 전날까지 한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던 직원이었다. 현장에서는 ㄱ씨의 시신 외에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그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의 목격자인 ㄱ씨의 직장동료 또한 밤이 어두워 범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가 기억하는 유일한 사실은, 범인 중 한명은 키가 컸고 또 다른 한명은 키가 작았다는 것. 범인의 특징은 그 시기 낙동강변에서 잇따라 발생한 여러 건의 강도 상해 사건들의 범인들과 매우 흡사해보였다. 이른 바 ‘엄궁동 2인조’가 저지른 또 다른 강력사건으로 추정되기 부족함이 없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SBS

엄궁동 2인조는 현장마다 지문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수사는 지체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사건 발생 2년 후, 인근 경찰서에서 엄궁동 사건의 용의자들이 전격 검거됐다. 당시 경찰발표에 따르면, 체포된 사람들은 2인조로서, 낙동강 주변에서 경찰을 사칭하며 돈을 갈취하고 다녔던 전력이 있었다. 한 명은 키가 컸고 다른 한 명은 키가 작아 엄궁동 일대 연쇄 강력사건 용의자에 대한 목격담과도 들어맞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담당 수사관은 그 두 남자한테서 어떤 수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범인임을 확신하는 수사관의 주장과는 달리, 체포된 2인조에 대한 조사과정에는 이상한 점이 있었다. 10여 차례가 넘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범행과 관련된 진술을 두 사람이 끊임없이 번복한 것이다. 누가, 왜,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 ㄱ씨를 죽였는지 등 사건의 기본적인 사실에 대한 진술조차 조사 초기에는 일관성 있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어느 시점부터 두 사람의 진술이 정리된 정황이 있었던 것이다. 최종 수사 결과, 검거된 두 사람 중 체격이 큰 ㄴ씨가 각목으로 피해자 ㄱ씨를 구타한 후 키가 작은 ㄷ씨가 돌을 이용해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고 두 사람은 살인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항소와 상고를 거쳐 대법원에서도 판결은 번복되지 않았다.

그로부터 21년 후, 두 사람은 감형을 받고 출소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미 형기를 채우고 출소한 그들은 오로지 진실만을 밝히고 싶다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이른바 엄궁동 사건의 2인조 ㄴ씨와 ㄷ씨가 재판이 시작된 후부터 20년 넘게 일관되게 주장한 내용의 실체를 파악해보기로 했다. 두 사람의 무죄를 확신한다며 변호를 맡았던 사람은 당시 부산에서 활동했던 문재인 변호사. 사건을 생생히 기억한다는 그는 제작진에게 특히 ㄷ씨가 강력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ㄷ씨의 시력으로는 범행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이었다. ㄷ씨의 시력이 장애에 가까울 정도로 나빴다는 사실은 ㄴ씨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수사과정에서 ㄷ씨를 엄궁동 살인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다른 사건 용의자로 먼저 체포된 ㄴ씨가 형사들로부터 이른 바 ‘공사’를 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ㄷ씨는 이미 혐의를 인정했으니 ㄴ씨도 혐의를 인정하면 가혹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속임수, 일명 ‘공사’에 넘어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주장대로 그들은 수사기관의 가혹행위로 인해 허위자백을 했던 걸까. 어떻게 그들은 어떻게 직접증거가 하나도 없는 사건에서 자백만으로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었던 걸까. 만일 그들이 범인 아니라면 엄궁동 사건의 진범은 누구일까.

#그것이알고싶다 #문재인 #엄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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