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더 빠르게, 더 부지런히, 더 영리하게…침대축구 퇴치법

이청용이 지난 9월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팀 두번째 헤딩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더 빠르게, 더 부지런히, 그리고 더 영리하게.

6일 수원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서 중동국가 카타르를 제압하기 위해 한국 선수들이 기억해야할 부분이다.

홈팀 한국은 승리를 해야 본전이고 카타르는 비겨도 성공하는 매치다. 한국은 파상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보이고 카타르는 중동축구의 볼썽사나운 ‘침대축구’까지 하면서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게 필요한 부분은 침대축구 퇴치법이다.

침대축구를 한방에 날릴 수 있는 ‘백신’은 선취골이다. 한국이 먼저 골을 넣는다면 침대축구는 원천봉쇄된다. 한국이 카타르의 날카로운 역습을 효과적인 반칙작전 등으로 제어하면서 선취골을 넣는다면 한국이 원하는 페이스로 경기를 주도할 수 있다.

선취골을 빼앗길 경우에는 가능한 한 카타르 선수들과 신체적 충돌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빈 공간 선점와 빠른 패스워크 등 두 가지가 필요하다.

빈 공간 선점은 공이 없는 선수들에게 해당되는 지침이다. 카타르 선수들과 등을 지거나 몸싸움을 하지 말고 카타르 선수들이 없는 공간을 미리 찾아 먼저 들어가서 점유하는 걸 의미한다. 동시에 필요한 게 빠르고 정확한 패스다. 카타르 선수들과의 신체적 접촉을 피해 빈 공간으로 파고드는 선수들에게 찔러주는 패스가 2~3차례 성공할 경우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좋은 득점찬스를 잡을 수 있다. 이게 바로 FC바르셀로나가 하는 축구 스타일이다. 바르셀로나는 하프라인 근처에서 볼을 천천히 돌리다가 공격진이 문전을 향해 순식간에 빈 공간으로 침투할 때 정확한 스루패스 한 두 방으로 골 찬스를 만들어낸다. 공을 갖지 않은 선수들은 고개를 계속 돌려 전후좌우 사방을 살피면서 빈 공간으로 침투하고 그에게 공을 갖고 있는 선수가 주는 패스는 킬링 패스가 될 수 있다. 손흥민(토트넘),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에게 필요한 협력 플레이다.

이 모든 게 한국이 그동안 해온 플레이와는 많이 다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잦은 횡 패스와 백 패스, 뻔히 보이는 패스길목, 부정확한 크로스, 공 없는 선수들의 스탠딩 플레이 등으로 주도권을 잡아도 세기가 부족한 탓에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 그렇게 힘은 있지만 투박한 ‘몽둥이 축구’만으로 카타르를 제압하기 힘들다. 카타르를 꺾으면서 면도날, 송곳과 같이 폐부를 한방에 정확하게 찌르는 예리함이 필요하다. 과거 한국의 플레이를 단번에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변신을 위해서 모든 선수들이 한마음이 돼 영민하게 노력한다면 침대축구는 똬리를 틀지 못할 게 분명하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