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10시59분쯤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0km 지역에서 규모 3.3의 지진이 발생하자 경주와 인근 울산·포항시민들은 언제까지 여진이 계속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각 지역 소방서에는 지진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전화가 수백통씩 걸려왔지만, 아직 직접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주민들은 수백차례의 여진을 겪은 때문인지, 어느 정도 지진의 진도를 맞추면서 차분히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경주시 황남동 손미래씨(48)는 “지금까지 하도 많이 흔들려서 웬만한 지진에는 이웃들이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면서 “이번 여진에도 집 밖으로 나갔더니, (나처럼) 대피하려는 사람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랜 여진에 ‘지진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주민은 많았다. 박명호씨(50·경주시 성건동)는 “가만히 있어도 땅이 자꾸 흔들리는 것 같다”면서 “한달 내내 이런 증상을 겪었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여진에 따른 피해발생을 점검했지만, 11일 오전 9시까지 특별한 피해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가적인 문화재 피해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경주시는 덧붙였다.
인근 울산 주민들도 지진을 감지했지만, 뚜렷한 혼란은 없었다. 울산소방본부에는 “이번 지진이 지난번 경주 지진의 여진이 맞느냐”는 등의 문의가 280여건 접수됐지만, 피해신고는 없었다.
울산시 재난관리본부는 “지난달 12일 경주 지진 이후 여진이 계속됐지만, 규모 3의 여진에는 진동만 느낄 뿐 실제 피해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울산지역 국가공단에도 지금까지 피해 상황이 접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에는 지난달 12일 5.8 규모의 첫 지진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470차례 여진이 계속됐다. 규모별로는 1.5∼2.9가 451회, 3.0∼3.9 16회, 4.0∼4.9가 2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