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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지우의 생애 첫 1박2일 캠프

물놀이를 하면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아이들.

오늘은 지우(가명)가 센터에 입학한 지 딱 1년이 된 날이다. 첫날 낯설어하며 엄마를 찾고, 말이 안 통해 서로 답답해하던 날들이 지나고, 지금은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말이 통하는 정도가 아니라 늘 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

지난번에는 ‘지역아동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을 통해 지우의 센터 적응과정(너의 웃음바이러스)과 성장과정(반복 경험으로 행복한 나들이가 시작되다)을 이야기했다. 이번 이야기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가는 지우에 대한 이야기로, 지우가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학교에서 ‘밝은 웃음상’을 받을 정도로 항상 웃으며, 칭찬을 받고, 배려심과 애교가 철철 넘치는 지우. 내년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라 센터를 떠나게 되는데, 벌써부터 헤어짐이 아쉽기만 하다.

그런 지우를 위해서 특별한 추억을 남겨 주려는 계획을 짜고 있는데, 지우 어머님이 “지우가 아직 한 번도 캠프를 간 적이 없다”며 아쉬워하던 모습이 기억나 아이들의 동의를 얻어 ‘지우의 1박 2일 캠프 도전’을 계획했다. 다행히 센터 아이들 모두 지우를 위해 조금은 느리고 지루하거나 유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함께 만들어 가자는 의견에 동의해 주었다.

이번 캠프의 목표는 지우가 집을 떠나 아이들과 1박2일 함께 먹고 자고 배려하며 생활하는 공동체를 경험하고, 센터 아이들에게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함을 배우는 것에 초점을 맞춰 보았다. 서로 믿고 도우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됐다.

무더운 여름 날, 잔뜩 들떠 며칠 전부터 “쌤~ 우리 물놀이하러 가는 거지요”라고 묻던 지우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양평까지 3시간 정도 가는 동안 지우는 한 번도 졸지 않고 바깥 풍경에 집중했다. 가끔 선생님이 이것저것 물어보면 눈을 마주치고 대답하는 등 안정된 모습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쌤~ 선크림 발라 주세요. 물놀이해요. 우리~” 하며 물놀이를 즐기고 행복해하던 지우의 모습에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밤이 돼 사방이 어둑어둑해지자 엄마를 찾으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런 지우를 다독였다. 그러자 금세 다시 안정을 찾았다.

영화관에 가는 것조차 무서워하던 지우가 이제는 친구들과 함께 잘 어울리고, 자기 물건도 잘 챙기며, 친구들에게 자기 의사표현도 한다. 이제 물놀이를 즐기기까지 한다. 센터 아이들의 배려와 지우의 노력이 감동적이다.

아이들은 혼자 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지우나 아이들 모두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 한 뼘씩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얘들아~ 할 수 있지? 너희는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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