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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부진? 코드 안맞아서?…안익수 경질은 왜?

한국 축구가 내년 5월 안방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준비하던 사령탑을 전격 경질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4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19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맡은 안익수 감독(51)과 계약을 중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익수 감독.

협회는 상호합의를 통한 계약해지라는 형식을 취했으나 사실상 경질이다. 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안 감독은 월드컵까지 지휘봉을 잡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2014년 12월 지휘봉을 잡은 이래 1년11개월째 U-20 월드컵을 준비해왔다.

협회가 불과 7개월 밖에 대회가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을 경질한 표면적인 원인은 성적 부진이다. 기술위원회는 “최근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성적 부진이 계약 해지의 이유”라고 밝혔다.

AFC U-19 챔피언십은 내년 U-20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대회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전에서 1-2로 역전패하면서 2승(1패)을 챙기고도 탈락했다. 물론 개최국인 한국은 이 대회 성적에 상관없이 출전한다.

협회 관계자는 “4강에 올랐으면 경질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FIFA 기준(다득점이 아닌 골득실)이라면 본선에 올랐을 상황이다.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협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축구계 관계자는 “성적보다는 축구 철학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거 부산 아이파크와 성남 일화를 거치면서 다소 강압적이면서 수비 지향적인 방식으로 선수들 지도해 왔던 안 감독이 어린 선수들에게 같은 방법을 고집하다보니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62)이 지난 3월 독일 전지훈련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깜짝 놀랐다는 일화도 있다. 협회도 U-19 챔피언십 단장으로 동행한 최만희 협회 대외협력기획단장이 안 감독의 지도 스타일과 선수 통제 방식과 관련해 보고한 내용에 따라 고심 끝에 경질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회 역시 안 감독의 축구 철학을 이미 알고 지휘봉을 맡겼다는 점에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협회가 안 감독을 미묘한 시기에 경질하면서 U-20 월드컵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후임 감독을 빠른 시일 내에 찾겠지만 대회 개최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 판을 짠다는 것은 쉽지 않다. 협회는 다음달 열리는 기술위원회까지 후보군을 물색한 뒤 후임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오는 12월 예정된 제주 전지훈련부터 내년 1월 유럽 전지훈련까지 모든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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