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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칼럼] 조영광의 애니팁팡팡-반려견에게서 분비물이 나올 때

Q. 선생님~! 우리 집 흰둥이가 며칠 전부터 밥도 잘 안 먹고 힘도 없어 보이는데요. 오늘 아침부터는 뒤쪽에서 하얀색 분비물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어떤 문제가 생긴 건지 좀 알려주세요.

A. 아무래도 자궁축농증이 가장 의심됩니다. 자궁축농증은 말 그대로 자궁에 농이 찬 상태를 나타내는 증상입니다.

모든 연령의 개에서 임신 경험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지만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노령의 암컷 강아지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주로 발정기가 지나고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세균이 자궁 내에서 증식하면서 질병 상태로 발전하게 됩니다.

자궁축농증은 크게 개방형 자궁축농증과 폐쇄형 자궁축농증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개방형 자궁축농증은 자궁목이 열려 있어서 농이 밖으로 일부 나오면서 진행되는 자궁축농증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는 보호자가 반려견의 이상증상을 빨리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폐쇄형 자궁축농증의 경우 체내의 농이 배출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저류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다양한 합병증이 수반될 수 있고 진단이 늦어져 반려견이 심각한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가 집에서 관찰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증상들로는 화농성 질 분비물, 의기소침, 식욕 감소, 구토, 설사, 열감 그리고 복부팽만 등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 갑자기 물을 많이 먹거나 소변량이 늘어난다면 병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자궁축농증을 진단하기 위해서 동물병원에서는 ‘X-ray’와 초음파 검사로 확장된 자궁을 관찰할 수 있고, 추가적인 혈액학적 검사와 요검사를 통해 최종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치료하는 방법에는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는 약물적 치료법과 수술적 치료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약물적인 방법은 여러 가지 후유증과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적 치료법인 난소자궁절제술을 실시합니다.

자궁축농증은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을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수술적인 처치의 경우 수술로 인한 위험성, 난소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난소잔존증과 일부 남아 있는 자궁 조직에 다시 농이 차는 ‘stump pyometra’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잘 발생하는 합병증은 비만입니다. 수술 후에 식이조절이나 운동으로 비만의 발생을 막아주는 것이 반려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조영광 수의사는?

조영광 수의사는 충북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육군 53사단 수의장교 대위로 전역했다. 이후 일산 동물병원 및 논현동 그레이스 동물병원 소동물 진료를 담당하다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인턴 및 레지던트를 수료했다. 서울대학교 산과학 박사수료 및 개복제팀 소속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산과 진료팀장으로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그는 29살에 총 26개국 474일간의 파란만장한 세계 여행을 다녀왔다. ‘최대한 현지인처럼 살자’를 모토로 <미친 수의사, 지도를 훔지다!>, <수의사, 길에서 청춘을 만나다> 등의 저서를 썼다. MBC <세바퀴> ‘별난 의사 특집’에 출연했고 EBS <세계기행테마> ‘아프리카 잠비아편’에 출연해 여행담을 보여줬다. SKY Petpark <마이펫 상담소>에도 출연해 친절한 상담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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