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최순실의 대통령 연설문 개입을 시인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사전 녹화’를 한 사실이 드러나 또한번 구설수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5분쯤 춘추관 기자회견장을 찾아 약 90초간 준비한 원고만 읽고 취재진 질문도 받지 않고 바로 퇴장했다. 청와대는 앞서 언론사에 오후 4시 엠바고를 걸고, 그 이전에는 사과를 한다는 사실 자체도 보도하지 못하도록 사실상 언론 통제에 나섰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상에는 취재진 질문도 받지 않고 사과를 사전녹화 한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태의 심각을 모르고, 국민을 무시한 ‘녹화사과’라니요?”라며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대통령을 포함한 성역없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안위를 위해 비서진 사퇴와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해 안보와 민생을 챙겨가야 한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고 말했다.
MBC 앵커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질문없는 사과 회견은 첨 봅니다. 그것도 녹화 사과는 첨단적입니다”라며 “수십개 의혹 중 하나만 딱 집어서 해명, 그것도 모자란 해명을 하는 건 참 창조적”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언론이 이런 회견 형식을 받아들여선 안된다”며 “선거가 많겠지만 이런 대통령을 갖긴 어려울 겁니다”라며 미디어와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형식과 내용 모두 절망스럽다”며 “대국민사과를 녹화로 진행한 것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국민의 분노를 철저히 외면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