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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일어난 ‘황새의 기적’…FC서울, 짜릿한 K리그 역전우승

6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마지막 경기 전북현대와 FC서울의 경기에서 FC서울이 1-0으로 승리, 우승을 차지한 후 황선홍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전주|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이것이 축구다. 90분의 혈전이 끝난 뒤 희비는 너무나 극명했다. 안방에서 다잡았던 우승컵을 내준 전북 현대 선수들은 모두 망연자실 주저앉았고, 원정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머쥔 FC서울 선수들은 모두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FC서울이 극적인 역전우승으로 2016년 K리그 클래식 우승컵을 품었다. ‘황새’의 기적이 3년 만에 다시 일어났다. 상대의 안방에서 반드시 이겨야 역전 우승을 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을 이겨내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38라운드 최종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13분 박주영의 결승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경기 전까지 전북과 승점이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뒤진 서울은 전북 안방에서 승리를 따내며 2012년 이후 4년 만에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내내 전북을 뒤쫓으며 리그 2위를 달리던 서울은 전북이 지난 9월 심판 매수 사건에 따른 징계로 승점 9점이 삭감된 이후 격차를 좁힌 뒤 최종전에서 기적같은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서울은 대한축구협회 주최 FA컵 결승에도 올라 있어 시즌 ‘더블’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올 시즌 중간에 서울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부임 반시즌 만에 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황선홍 감독은 2013년 포항 지휘봉을 잡고 리그 우승을 들어올린 시즌 최종전과 비슷한 역전 우승을 따냈다. 당시 울산이 승점 73, 포항이 승점 71인 상황에서 두 팀은 울산에서 맞붙었는데 포항이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황 감독은 3년 만에 비슷한 상황에서 역전 우승을 따내며 승부사로 우뚝 섰다.

6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마지막 경기 전북현대와 FC서울의 경기에서 FC서울이 1-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후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전주|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올 시즌 전북에 1승4패로 절대 열세였던 서울은 가장 중요한 단판 승부같은 리그 최종전에서 승리를 따내며 짜릿한 설욕을 했다.

황선홍 감독은 정공법 대신 변칙 전술을 꺼내 승리를 낚았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 만큼 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으로 이어지는 ‘아데박’ 트리오를 앞세워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황 감독은 데얀만 선발로 출전시켰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를 벤치에 대기시킨 것은 물론 올 시즌 단 한경기도 나서지 않은 신예 윤승원을 공격진에 투입했다.

작전이 썩 잘 먹히진 않았지만 서울은 전북과 강력하게 중원 싸움을 펼치며 대등하게 맞섰다. 황선홍 감독은 전반 37분 윤승원 대신 박주영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줬고,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박주영은 후반 13분에 윤일록이 빠르게 역습으로 치고 나오며 전진패스한 볼을 페널티박스 안에서 받아 오른발 강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단 한번의 날카롭고 위력적인 역습으로 골을 뽑아냈다. 서울은 이후에도 몇차례 날카로운 역습으로 전북 수비진을 흔들었다.

다급한 전북은 후반 18분 이동국, 36분에는 고무열을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 권순태까지 올라와 코너킥 공격에 가담했으나 서울은 실점없이 막아내며 역전 우승 드라마를 완성했다.

한편 전날 인천 유나이티드에 0-1로 패한 수원FC는 최하위를 기록, 한 시즌 만에 다시 챌린지로 강등됐다. 포항 스틸러스에 패한 성남FC는 11위로 떨어져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 승자인 강원FC와 승강플레이오프를 벌이게 됐다. 개인 기록에서는 광주FC 정조국이 20골로 생애 첫 득점왕에 올랐다. 염기훈(수원)은 1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2년 연속 도움왕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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