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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어린 '괴물' 사핀, 존 매켄로 가까스로 제압

존 매켄로(왼쪽)가 13일 ATP 챔피언스투어 기아 챔피언스컵 결승에서 사라트 사핀에게 패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아 챔피언스컵 조직위원회

전성기 시절 ‘괴물’로 평가받은 마라트 사핀(36·러시아)이 ‘코트의 악동’으로 불린 존 매켄로(57·미국)에게 혼쭐나며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사핀은 13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 경기장에서 벌어진 남자프로테니스(ATP) 챔피언스투어 기아 챔피언스컵 결승에서 매켄로에 2-0(7-5 7-5)으로 이겼다.

21세 차이가 나는 왕년 스타간의 맞대결. 승자는 ‘젊은’ 사핀이었다.

어깨부상으로 2009년 29세로 은퇴한 사핀이 신장 1m93, 체중 89㎏의 육중한 체구에서 뿜어내는 서브는 현역 시절 못지않게 강력했다. 매켄로가 가까스로 리턴한 볼을 코트 구석구석에 찌르는 샷도 좋았다. 매켄로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도 최선을 다해 샷을 받아냈고, 마음 먹고 때린 샷이 코트를 벗어날 때면 버럭 화도 냈다. 매켄로는 체력과 기동성이 필요한 랠리에서는 사핀에게 밀렸지만 송곳처럼 정확한 코스로 꽂아넣는 서브는 사핀보다 좋았다. 1세트와 2세트 모두 게임스코어 7-5로 마무리됐다. 두 세트 모두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5-5까지 맞서는 등 세월의 무게감 속에도 노익장을 과시한 매켄로에게 큰 박수가 쏟아졌다.

이번 대회에는 ATP투어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14번이나 우승한 ‘전설’ 피트 샘프러스(45·미국), 7회 우승자 매켄로, US오픈과 호주오픈까지 두 차례 우승한 사핀, 윔블던 우승자 패트 캐시(51·호주) 등 4명이 참가했다. 결승전에 앞선 3·4위전에서는 샘프러스가 캐시를 2-0(7-5 6-2)으로 꺾었다.

챔피언스투어는 현역 때 세계랭킹 1위에 올라갔거나, 4대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 경력이 있는 선수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우승팀 단식 경기에 출전한 선수도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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