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비시즌엔 배관공…‘투잡’ 뛰는 AL 신인왕 풀머

미국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마이클 풀머(23·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비시즌을 맞아 독특한 ‘운동’을 하고 있다. 현지 언론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는 풀머가 오클라호마주의 한 배관 공사 업체에서 파트타임 배관공으로 일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풀머는 26경기에 출장해 11승7패, 평균자책점 3.06의 성적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데뷔 첫 해를 화려하게 보냈지만 풀머의 비시즌 일상은 스타 선수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친한 친구의 삼촌이 운영하는 배관 공사 업체 ‘사이러스 라이트’에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고용돼 고객의 집 뒤뜰에서 배수로를 파거나 하수구 배관을 바꾸고, 낡은 파이프를 새 PVC 파이프로 교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주방에서 수도꼭지를 교체하거나 화장실 변기 누수를 고치는 것도 그의 일이다.

미국 프로야구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마이클 풀머. Getty Images이매진스

지난해 비시즌 때 풀머는 ‘일손이 부족하다’며 급히 도움을 청하는 친구 삼촌의 전화를 받고 일을 거들었다가 2년째 배관 일을 하게 됐다.

풀머는 “그가 내게 전화해서 일을 도와달라고 하길래 ‘좋다,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올해도 하고 있다”며 “배관 일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풀머는 “2m 깊이의 구덩이를 파기 위해 삽질하는 것도 좀 다른 종류이긴 하지만 운동은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키 192㎝에 몸무게 95㎏인 풀머는 배관 일을 하기에 좋은 체격 조건을 지닌데다 일을 빨리 배워 금세 ‘사장님의 오른팔’이 됐다. 풀머를 고용한 래리 라이트는 “풀머는 항상 더 배우기를 원하는 훌륭한 직원”이라며 “일을 하면서 불평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풀머는 2013~2014년 뉴욕 메츠의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시절에도 비시즌 동안 오클라호마 시티 외곽의 골프 클럽에서 카트를 몰거나 골프용품 판매점 카운터를 지키는 일을 했던 적이 있다.

풀머는 미국야구기자협회 투표 결과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됐다. 내셔널리그에선 코리 시거(22·LA다저스)가 만장일치로 올해의 신인상을 받게 됐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3위 표 1장을 얻어 존 그레이(콜로라도 로키스)·스티븐 마츠(뉴욕 메츠)와 공동 6위에 머물렀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