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선생님~ 이번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입양했는데요. 고양이는 처음 길러 보는 거라 많이 당황스럽네요. 예전에 강아지를 길러 본 경험은 있는데, 강아지와 고양이는 많이 다른가요? 고양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제가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A. 아이고~ 고양이 기르는 게 생각만큼 만만하지가 않죠? 예상 외로 많은 보호자분들이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계십니다. 너무 어려워하지 마시고 천천히 고양이와 친해지는 기간을 갖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일단 고양이는 강아지와는 전혀 다른 생명체라는 사실을 기본적으로 아셔야만 합니다. 생김새·사료·성격뿐만 아니라 발정주기, 행동학적 문제들, 심지어 자주 걸리는 질병들의 종류와 치료법까지도 확연히 다른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강아지 키워 봤던 경험만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자칫 큰코다칠 수도 있다는 말씀이죠.
고양이는 너무 어렸을 때 어미로부터 떨어지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회성이 부족해지거나 공격성이 강해질 수도 있고, 오히려 심하게 소심해져서 사람이나 다른 고양이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들은 생후 7주령까지는 어미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너무 어미와의 관계만이 강조되다 보면 사람과의 사회화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어미와 사람의 교감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에서 길러지는 것입니다.
또한 고양이는 강아지와는 달리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야외 산책이 상대적으로 힘듭니다. 또 정해진 실내 생활만 하다보면 동선이 고정화되기 때문에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이 생기거나 자극부족으로 인해 움직임이 적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장소에서 사료를 주는 자극을 하면 에너지도 발산하고 사회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추후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 식사나 치료를 거부하는 것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특이한 행동 중 하나는 발톱을 가는 ‘스크래칭’ 행동입니다. 스크래칭은 고양이에게 기지개 또는 마킹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가급적 잠자리 근처나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단단한 수직면 스크래칭 판을 붙여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강아지보다 한 달 정도 빨리(5~6주령) 배변 습관이 형성됩니다. 고양이는 일반적으로 모래 위에서 배변 활동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따로 모래가 담긴 화장실을 만들어 주고 자주 모래를 갈아줘야 합니다.
자연에서 고양이는 나무를 잘 타는 습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실내에서도 나무처럼 올라갈 수 있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캣타워가 필요합니다. 또한 쥐를 잡아오는 것 같은 포식 행동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에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장난감이 필요합니다. 깃털이 달린 기다란 막대기 장난감이나 레이저 불빛 등으로 최소 하루 2회 이상 놀아줘 포식 행동을 해소할 수 있는 자극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헤어볼’ ‘고양이 알레르기’ ‘스프레이 행동’ 등 강아지와는 다른 고양이만의 특징들에 대해서도 꾸준히 공부하면 오랫동안 보호자분과 고양이 모두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조영광 수의사는 충북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육군 53사단 수의장교 대위로 전역했다. 이후 일산 동물병원 및 논현동 그레이스 동물병원 소동물 진료를 담당하다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인턴 및 레지던트를 수료했다. 서울대학교 산과학 박사수료 및 개복제팀 소속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산과 진료팀장으로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그는 29살에 총 26개국 474일간의 파란만장한 세계 여행을 다녀왔다. ‘최대한 현지인처럼 살자’를 모토로 <미친 수의사, 지도를 훔지다!>, <수의사, 길에서 청춘을 만나다> 등의 저서를 썼다. MBC <세바퀴> ‘별난 의사 특집’에 출연했고 EBS <세계기행테마> ‘아프리카 잠비아편’에 출연해 여행담을 보여줬다. SKY Petpark <마이펫 상담소>에도 출연해 친절한 상담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