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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꼴찌 잊어라…'100억 FA' 한 방이 KIA에 가져올 효과

최형우

유난히 잠잠한 2016년 스토브리그에서 KIA가 큰손으로 나섰다. 대담하게 움직인 초반 행보 덕에 단숨에 ‘우승후보’로 꼽힐 수도 있을만큼 강력한 타선을 꾸리게 됐다.

KIA는 24일 외야수 최형우(33)를 총액 100억원에 영입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사상 최초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 ‘한 방’으로 이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호화로운 중심타선을 갖췄다.

2009년 4번 최희섭과 5번 김상현의 ‘타율 3할·30홈런·100타점’ 동반 활약으로 최강 시대를 누렸던 KIA의 중심타선은 이후 과도기를 겪었다. 일본에 진출했다 돌아온 이범호가 합류해 큰 기대를 모았지만 3명의 중심타자들은 돌아가며 부상과 부진을 겪었고 KIA는 4위를 한 2011년을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나가지도 못했다.

올해 처음으로 이범호와 김주찬이 동반 활약했다. 각각 33홈런과 23홈런을 친 이범호와 김주찬은 나란히 타율 3할과 100타점을 모두 넘기면서 KIA 타선을 이끌었다. 나지완과 외국인 타자 브렛 필도 준수한 활약을 해 KIA를 5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다만 타선 전체에서 ‘시즌 성적’을 논할 수 있을 정도로 꾸준히 뛴 타자는 이 중심타자 넷이 전부였다. 세대교체의 중간 과정에 놓인 KIA는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시즌부터 젊은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성장의 기회를 줬다. 대신 라인업은 매경기마다 바뀌어야 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KIA는 라인업 고정은 물론 초강력 중심타선으로 경기할 수 있게 됐다.

2년 연속 내부 FA 이범호와 나지완을 잔류시킨 KIA는 이번에 100억 FA 최형우를 영입한 뒤 25일에는 필과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새 외국인 타자 계약 초읽기에 들어갔다. 발빠르고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를 찾은 결과 메이저리그 출신 로저 버나디나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새 얼굴’의 합류가 KIA 타선에 미치는 변화는 매우 크다.

최형우는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넘긴 ‘홈런왕’ 출신 타자다.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장타력을 보유한 타자로 꼽힌다. 특히 KIA 중심타선은 최희섭이 주전에서 물러난 이후 철저히 오른손 타자로 채워져있었다. 그러나 왼손타자 최형우의 합류로 이범호-최형우-나지완을 배치해 ‘좌우 중심타선’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버나디나도 왼손타자다. 무사히 계약까지 성공한다면 KIA는 좌·우 2명씩 중심타자를 배치할 수 있게 된다.

외야진도 화려해진다. 김주찬을 제외하면 꾸준히 주전으로 나설 정도의 타격력을 갖춘 외야수가 없었던 KIA는 최형우와 새 외국인타자까지 더해 든든한 외야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올시즌 급속도로 성장한 김호령과 노수광도 있어 백업 자원까지 탄탄해졌다. 수비력이 워낙 뛰어난 버나디나가 합류하고 김주찬과 최형우의 포지션이 좌익수로 겹치는 문제만 효과적으로 해결하면 된다.

여기에 군에서 돌아온 ‘키스톤 콤비’ 김선빈과 안치홍이 있고, 나란히 장타력을 가진 서동욱과 김주형이 1루를 놓고 경합한다. 포수 이홍구 역시 장타력을 갖고 있어 KIA 라인업 전체가 단숨에 꽉 채워졌다.

KIA의 팀 타율은 전체 3위(.269)였던 2011년 이후 상위권에 들어본 적이 없다. 지난해는 2할5푼1리로 10개 팀 가운데 꼴찌였고, 올해도 팀 홈런은 3위(170개)였지만 팀 타율(.286)은 9위에 머물렀다.

물론 ‘이름’만 갖고 야구할 수는 없다. 주전 모두가 부상 없이 고르게 활약하며 ‘몸값’을 해줘야 한다는 전제가 붙지만, 라인업 구성마저도 쉽지 않았던 KIA는 이제 과도기를 지나 단숨에 우승까지 꿈꿔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타선을 분명히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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