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폐질환을 앓고 있는 남성이 호흡을 돕는 산소 탱크를 끌고 시애틀마라톤을 걸어서 완주했다고 A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폐섬유증과 폐고혈압을 앓고 있는 에반스 윌슨(62)은 지난 28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시애틀마라톤에 참가해 42.195㎞를 10시간 55분만에 걸어서 완주했다. 부인과 함께 마라톤 코스를 걸은 그는 호흡을 하기 위해 경기 내내 산소 탱크를 끌고 다녔다.
윌슨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 재미로 나온 게 아니다”라며 “의사는 출전을 권하지 않았지만, 폐섬유증 재단에 기부할 5만달러(약 5800만원)를 모금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폐섬유증에 대한 관심이 낮아 재단이 모금난에 시달린다고 설명했다.
윌슨은 건강했던 시절 달리기를 즐겼으나 마라톤 대회에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5년 전 폐섬유증과 폐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에 걸린 사람들은 통상 3년간(중간값)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