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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털어낸 김성민, SK 미래를 꿈꾸다

SK 김성민. SK와이번스 제공

보통 마무리 캠프에는 주전들이 참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열기는 상상 이상이다. 아직 1군에서 주전을 확보하지 못한 선수들이 새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기회를 얻기 위한 절박함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군다. 자칫 프로야구 선수로서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뻔했던 SK 신인투수 김성민(22)에겐 어쩌면 더 소중한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일본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를 마친 김성민은 “내게 가고시마는 ‘기회의 땅’”이라며 미소지었다. 절실한 마음가짐이지만 이마저도 감사했다. 김성민은 지난 8월 열린 2017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SK에 1라운드 지명(6순위)을 받은 좌완투수다. 상위지명 선수지만 그 자리에 서기까지 4년이 넘는 시간을 돌아와야 했다.

김성민은 대구 상원고 시절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과 스카우트 파동에 휘말리면서 선수 생명이 위기로 몰렸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했지만 졸업반이 아닌 2학년 때 접촉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낳았다. 김성민은 대한야구협회로부터 선수등록 규정 위반으로 ‘무기한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여기에 볼티모어가 한·미 프로야구협정 규정에 따르는 선수 영입 절차인 KBO를 통한 신분조회도 거치지 않은 것이 알려졌고, 결국 볼티모어도 계약을 포기했다. 김성민은 ‘미아’ 신세가 됐다. 결국 김성민은 일본 후쿠오카 경제대에 입학해 야구를 이어갔고, 2014년 대한야구협회가 김성민에 대한 징계를 해제하면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SK에서 기회를 얻은 김성민은 “내가 유망주에 속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또 내게 소중한 기회가 주어진 만큼 그에 걸맞는 선수가 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 의지대로 김성민은 유망주 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상덕 투수코치는 “(김)성민이는 의욕이 넘치고 캠프를 위해 열심히 준비해왔다는 게 느껴진다”고 자세를 칭찬했다. 그러면서 “투구시 하체의 방향성 교정을 지시했는데 생각보다 잘 따라와줬다. 제구가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SK는 김광현 외에 토종 좌완투수가 마땅치 않다. SK는 차세대 좌완 계보를 이어줄 카드로 김성민을 눈여겨봤다. 유연성이 좋은데다 좌완으로 140㎞ 대 중반의 좋은 구속을 갖췄다는게 매력이다. 여기에 신인임에도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등 다양한 변화구의 완성도가 좋다는 평가도 받는다.

당장은 약점인 좌완 계투진에 투입될 후보다. 김성민은 스스로를 더 채찍질하면서 스프링캠프 기회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성민은 “피칭을 할 때 예전보다 생각은 더 단순해졌지만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야구 내·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결실있는 캠프가 되어 너무 기쁘다. 여기서 배운 것들을 까먹지 않고 한국에서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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