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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선생님 엄마

“내일도 와요?선생님 엄마!”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지금 내가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연령대가 다양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장애가 있다는 것만으로 아이들의 생활은 불편한 것투성이다. 나에게도 장애아동의 불편함과 불만족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일인데, 비장애아동에게 장애아동의 어려움을 이해하라고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제였다.

지역아동센터에 처음 방문할 당시 ‘내가 잘해 나갈 수 있을까?’하고 걱정도 되고 겁도 났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살면서 해온 수많은 쓸모없는 걱정들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당시 나는 아이들을 지도하고 돌봐야 한다고, 그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반대였다.

등원은 하이파이브로 시작해 하이파이브를 하다 하이파이브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아이들은 가벼운 손뼉을 치는 하이파이브를 즐긴다. 이 작은 행동만으로도 낮설게만 느껴지던 나와 아이들을 금세 친해지게 하는 마법 같은 행동이었다.

하이파이브의 마법으로 습관이 돼서인지 센터 밖에서의 나의 행동이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아이들을 통해 나도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곳의 아이들은 사랑스럽고,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활발한 여느 아이들이 모이는 공간과 비슷하다. 하지만 아주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언뜻 비장애아동과 장애아동이 쉽게 어울리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우리 어른들의 예상을 뒤집어주듯이 아이들의 ‘어울림’에는 거침이 없다. 흔히 장애가 있는 아동을 유리병 다루듯 하는 경우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아이들 안에서는 살짝 걱정스러워질 만큼 서로를 나누지 않는 모습을 보곤 한다. 그 안에서 보호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아이들도 알고 있기에 그렇지 못한 경우에만 우리가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을 통해 나는 교육의 방향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교육을 통해 얼마나 멀고 다른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 엄마’로서 매일 바라보며 아이들이 서로를 ‘안아줘야’ 할 때를 알려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두 자녀를 낳고 길러 보았지만 그때도 모든 것을 알고 아이들을 키운 것이 결코 아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와 함께 부모도 아이를 통해 성장하듯이, 지금도 지역아동센터 안에서 아이들과 교사들 모두 같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선생님 엄마’로서 자리를 지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공감을 통해 하나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지켜주며 함께 성장해 나아가길 소망하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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