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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1어시스트, 비판을 찬사로 바꿔놓은 손흥민

손흥민. Gettyimages/이매진스

비판을 찬사로 바꿔놓은 72분이었다. 손흥민(토트넘)이 오랜만에 정규리그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우려의 시선도 말끔히 벗어내는데 성공했다.

손흥민은 4일 영국 런던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스완지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앞세워 스완지시티를 5-0으로 대파하고 5위를 유지했다. 또 같은 날 첼시에 1-3으로 패한 4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30점)와 승점차를 3점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손흥민을 위한 경기였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추가시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슈팅이 상대 수비 등에 맞고 자신에게 오자 망설임 없이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손흥민의 시즌 6호 골. 지난 9월28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SKA모스크바(러시아)전 이후 약 2달여 만에 맛보는 골이었다.

손흥민의 활약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후반 4분 델레 알리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을 한 뒤 수비를 제치기 위해 공을 뒤로 빼고 한 번 멈췄다. 그 때 쇄도해 들어오던 해리 케인이 이 볼을 슈팅으로 연결하며 3-0이 됐다. 손흥민의 올 시즌 리그 3호 어시스트였다. 이후 계속해서 그라운드를 누빈 손흥민은 후반 27분 무사 시소코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토트넘 팬들도 오랜만에 맹활약을 펼친 손흥민을 향해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최근 몇 달간 손흥민의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주춤하면서 현지에서는 손흥민에 대한 우려의 시선들이 쏟아졌다. 영국 런던 지역지인 HITC는 최근 ‘손흥민이 다시 골칫거리가 되나’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손흥민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인다.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날 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번 스완지시티전에서 뛴 72분을 통해 이러한 비판을 순식간에 찬사로 바꿔놨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마우리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골은 환상적인 슛이었다. 매우 기뻤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클라이브 알렌 전 토트넘 감독 또한 BBC 라디오에 출연해 “손흥민의 슛은 그의 엄청난 능력에서 나온 것이다. 손흥민의 골로 토트넘이 분위기를 잡았고, 그 결과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영국 현지 축구 통계사이트인 후스코어닷컴은 이날 손흥민에게 평점 8.23점을 부여했다. 이는 2골·1어시스트를 기록한 에릭센과 2골을 넣은 케인에 이어 팀 내 3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후스코어닷컴이 손흥민에게 평점 8점 이상을 부여한 것은 지난 9월25일 미들즈브러전 이후 처음이다. 영국 현지 언론인 TVNZ는 손흥민의 골 장면을 소개하면서 “엄청난 시저스 킥이다. 곡예사 같은 몸놀림으로 승리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모처럼의 맹활약에 손흥민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구단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운이 좋았다. 동료들이 찬스를 만들어줘서 득점할 수 있었다”며 “에릭센이 슈팅을 한 공이 운 좋게 나에게 와서 멋진 골을 만들 수 있었다.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 동안 손흥민은 국가대표와 소속팀을 오가며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었다. 지난주에는 무려 3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치기도 해 체력이 바닥났다. 하지만 푹 쉬고 다시 나선 이번 스완지시티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다시 위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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