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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다시 오다…로이킴·정인 등 참여한 20년만의 사후 및 협업 음반 탄생

‘김광석, 다시….’

오래전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목소리는 낭랑했다. 밀듯 당길 듯 후배 가수와 함께 불러간 노래는 꿈처럼 아득하다.

고 김광석의 사망 이후 20년의 시차를 두고 이뤄진 사후 듀엣 및 협업 음반이 가요계에 소개돼 눈길을 끈다.

CJ E&M 뮤직과 위드33엔터테인먼트는 7일 고 김광석의 20주기를 기념하는 음반 <김광석, 다시>를 발표하며 이례적이면서도 뜻 깊은 음악 작업물을 소개했다.

고 김광석

음반은 후배 및 동료 음악인들의 도움으로 탄생했다.

작업은 쉽지 않았다. 기존 김광석이 남기고 간 목소리를 아날로그 음반에서 일일이 추출한 뒤, 여기에 새로운 음악 편곡과 연주를 가미하는 작업을 연이어 진행했다.

듀엣을 부른 가수들은 김광석의 목소리와 박자에 맞춰 차례로 화음을 덧붙였다.

작업에 동참한 모든 음악인들은 고 김광석의 아날로그 녹음본과 새로 이뤄진 녹음본 간의 질감 차이를 줄이고자 갖가지 노력을 경주했다고 한다. 파트 배분 문제를 놓고 수차례 의견을 나누거나 재녹음하는 등 거듭된 시도가 이어졌다.

로이킴

평소 김광석을 롤모델로 삼았던 로이킴의 경우 김광석의 숨은 명곡 ‘너에게’를 함께 불렀다.

김광석이 1절을 선창하면, 로이킴이 2절을 받은 뒤, 이후 함께 노래를 부르는 방식으로 녹음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만남이 묘한 분위기를 일으킨다.

정인

후배 가수 정인은 ‘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를 고 김광석과 함께 듀엣했다. 이번에는 정인이 선창하고, 김광석이 후창하며 노래를 이어갔다.

유명 가수 외에 음악인들도 일제히 작업을 거들었다.

후배 가수 겸 연주자 하림의 경우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편곡과 아코디언, 아이리시 휘슬(아일랜드 피리), 바우런(아일랜드 전통 타악기) 등의 연주 작업을 맡았다. 후배의 연주에 맞춰 김광석이 노래를 부르는 방식이다.

이밖에 재즈팀 커먼그라운드는 ‘일어나’의 편곡과 연주를, 한상원은 ‘그날들’의 편곡과 기타 연주를 각각 도왔다. 해금 연주자 신날새, 바이올린 연주자 강이채,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등도 ‘사랑이라는 이유로’, ‘외사랑’, ‘거리에서’ 등의 연주를 거들며 힘을 보탰다.

세계적인 재즈 밴드 ‘포플레이’의 피아니스 밥 제임스도 20주년 기념 앨범 작업에 동참했다.

앨범 마지막 트랙인 ‘서른 즈음에’의 연주와 편곡을 맡아 원작에 색다른 느낌을 더했다. 김광석은 세계적인 재즈 밴드 일원인 밥 제임스의 연주에 맞춰 멋진 협업을 보여준다.

제작진은 “사후 협업 음반, 현대적인 음반을 탄생시키기까지 참여한 모든 아티스트들이 무수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 몇개월 간의 고심 끝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 앨범은 김광석의 20주기를 추모하는 기념비적인 앨범이자, 여전히 ‘음악인들의 음악인’인 김광석의 살아 숨쉬는 목소리를 들려주는 음반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64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광석은 1984년 김민기 음반에 참여하는 것으로 데뷔한 뒤 ‘노찾사’ ‘동물원’ 등에 참여하며 다양하고 빛나는 음악 행보를 걸어왔다. 국내 포크음악의 대표 가수로 활약하던 그는 ‘사랑했지만’ ‘서른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먼지가 되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채 1996년 1월6일 세상을 홀연히 떠났다.

음악인들이 흠모하는 가수로 꼽혀온 그는 짧은 생을 마치고 멀어졌지만, 삶과 인생을 다룬 그의 노래는 세월이 지날 수록 더욱 깊어만 간다.

한편 수십여명의 후배 및 동료가수들은 그의 사망 뒤 매년 ‘김광석 다시 부르기’라는 추모 공연을 펼치면서 그를 기려왔다. 또 그가 장기 공연을 벌여온 서울 대학로 학전 블루소극장에는 노래비가, 김광석이 태어난 대구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에는 그를 기리는 ‘김광석 거리’가 각각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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