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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학생. 우리도 할 수 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6년 학교체육진흥 포럼’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스포츠조선제공

입시과목에 비해 상대적인 무관심 속에서도 조금씩 성장, 발전해온 학교체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모아졌다.

대한체육회는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학교현장의 체육활동 현실을 진단하고 향후 학교체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16 학교체육 진흥포럼’을 열렀다. 주제는 ‘대한민국 백년지대계 학교체육, 갈 길을 찾다’였다. 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17개 시·도 교육청과 일선 학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대한민국 백년지대계 학교체육, 갈 길을 찾다(손천택 인천대 체육교육과 교수)=정규체육수업의 내실화, 1학생 1스포츠 활성화, 토요 스포츠 데이, 체육거점학교 운영, 방과 후 스포츠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약 70% 학생이 스포츠클럽에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체육시설과 운영 예산이 부족하고 지도자의 능력과 리그 운영 전문성 등이 모자라 학생 체육은 정규체육수업과 동떨어진 채 운영돼왔다. 앞으로는 정규체육수업, 학교스포츠클럽, 교과 외 체육활동이 하나로 통합돼 운영돼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학교 체육의 피라미드형 승격제 운영을 제안한다. 학생뿐 아니라 지도자도 수준과 기량에 맞게 승격제로 운영돼 학생들을 관리해야 한다. 남녀 체육수업 분리, 여학생 체육 강화, 다양한 체육 프로그램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 엘리트체육과 사회체육이 합쳐진 통합대한체육회가 출범한 만큼 학교 체육에서도 많은 부분이 개선되리라 기대한다.

■학교스포츠클럽대회의 나아갈 길(황교선 경기도교육청 장학관)=많은 사람들이 학교체육이 위기라고 하지만 나는 소위 물을 만났다고 본다. 우리나라 전체 초·중·고생(560만명)의 70%에 가까운 380만명이 학교스포츠클럽에 등록돼 있다. 경기도에 있는 스포츠클럽만 4만4000개가 넘는다. 학교스포츠클럽을 통해 폭력 감소, 교우관계 개선, 학업성적 향상, 긍정적인 사고방식 고양, 건강증진, 스트레스 해소 등 많은 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다. 일부 학교스포츠클럽이 부분적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거기에 또다른 경쟁논리, 성과중심 논리가 적용되는 안타까운 현실도 있다. 지금은 양적으로 늘어난 학교스포츠클럽을 질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때가 됐다. 학교체육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상설기구(가칭 학교체육연맹)가 시급히 창설돼야 한다.

■학교운동부 개선을 통한 학교체육 정상화의 길(전용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국제적인 조사를 보면 한국은 체육교육에서 일본은 물론 중국보다도 못한 것으로 나왔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체육활동 부족으로 미만, 만성질환, 혈관질환 등에 시달리고 있다. 스포츠부를 운영하는 국내 고등학교는 전체의 43%에 이른다. 일본이 53%다. 우리가 엇비슷한 것 같지만 엘리트 선수 등록 비율을 보면 한국이 0.78%에 불과한 반면 일본은 37%나 된다. 어릴 때 운동을 좋아하고 잘 한 우리나라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면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없기 때문에 운동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엘리트 선수 등록인원이 급감하고 있다. 즉, 운동과 공부를 모두 잘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면 스포츠 저변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유소년 시기는 캐나다의 LTAD(유년기 생애주기별 운동 프로그램) 프로그램을, 중고 시절은 일본 부카츠(部活)를 배울 필요가 있다. 고교·대학교 스포츠는 미국대학스포츠위원회(NCAA)와 미국고교체육연맹(NFHS)이 적극 연계하고 있는 미국을 참고할 만하다. 이를 근거로 우리 학생들의 체육활동의 큰 틀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현장에서 찾는 여학생체육 활성화의 길(오윤선 상명대 체육학과 교수)=체육수업과 스포츠클럽 참여 비율을 보면 여학생이 남학생의 절반 이하다. 고등학생의 경우 10명 중 8명이 체육활동을 안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여성 비만 급증, 우울감와 스트레스 고조를 초래해 여성들의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유발시키게 된다. 미국에서 남녀 교육평등법인 ‘타이틀 Ⅸ’이 제정돼 스포츠 활동에서도 남녀평등을 법적으로 보장됐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여성스포츠를 장려하는 정책과 캠페인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 유엔도 스포츠 참여에서 양성 평등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도 여학생 체육활동 장려 프로그램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2016년 여학생 체육활동 참여 실태를 조사했다. 26개교, 2376명이 대상이었다. 조사 결과 목욕시설·미용시설, 남녀 분리 수업, 시설보수, 전문 교사 배치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포츠 양성 평등을 보장하는 ‘스포츠 기본법’이 제정돼야 한다. 시설, 예산,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면에서 남녀평등이 이뤄져야한다. 여성스포츠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전담기구 설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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