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단독]양현종 “KIA 떠나지 않겠다”…日 아닌 KIA 선택했다

양현종. KIA 타이거즈 제공

“KIA에 남겠습니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양현종(28)이 결정을 내렸다.

양현종은 10일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일본에 가지 않기로 했다. 국내에 남기로 했고 다른 팀도 가지 않겠다. KIA에서 계속 뛰겠다”고 말했다.

일본 진출을 포기한다면 국내 다른 구단과 협상할 여지도 충분히 있으나 양현종은 ‘국내 잔류’가 아닌 ‘KIA 잔류’의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아직 KIA로부터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받지 않은 상황에서 잔류를 택하는 이례적인 결단을 내렸다.

양현종은 이번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고 해외 진출에 도전해왔다. 복수의 구단들이 영입을 제의했고 그 가운데 가장 적극적이었던 요코하마는 상당 수준 이상의 제안을 해왔다. 국내 구단 계약들의 계약 수준과 비교해도 결코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특히 지난 9일 일본 매체에서 양현종이 요코하마에 입단한다는 취지의 보도까지 나오면서 양현종의 진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됐다.

9일 하루 양현종이 이 보도에 대해 함구한 것은 요코하마에 결정을 전달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요코하마는 늦어도 10일까지 답변을 주기를 원했고 그 사이 양현종은 고민해왔다. KIA와 7일과 8일 두 차례 만났으나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받는 등의 진척이 없었기에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그러나 KIA에 대한 애정이 깊은 양현종은 잔류를 택했다.

요코하마에 최종 통보 기한을 하루 앞둔 9일 밤 아내와 부모님 등 가족과 모여 상의를 거쳤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광주에서 뛰며 그동안 선발투수로 성장하게 해준 KIA 유니폼을 계속 입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내렸다.

또 한가지 양현종의 마음을 흔든 것은 김기태 KIA 감독의 문자 메시지다. 김기태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면서도 국내에 남아있는 양현종의 진로 문제에 계속 관심을 뒀다.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이 요코하마로부터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던 시점에 ‘우리 같이 한 번 우승에 도전해보자’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양현종의 마음이 흔들렸다.

KIA는 거포 최형우를 영입하면서 타선을 강화했지만 에이스 양현종이 이탈한다면 ‘우승’의 필수조건인 마운드에 공백을 둘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 마무리캠프를 지휘하면서도 잊지 않고 문자 메시지로 자신을 설득해준 김기태 감독의 마음이 결과적으로 양현종의 마음도 바꿔놓았다.

양현종은 “해외 진출이냐 국내 잔류냐를 놓고 고민했지만, 국내에 남을 경우에 KIA 아닌 다른 팀에서 뛰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감독님의 문자를 받고 마음이 흔들렸고 그때부터 더 깊은 고민을 했다. 일본 구단이 좋은 조건을 주셨고 감사하지만 가족들과 상의를 한 결과 KIA에 남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KIA와 협상 과정은 남아있다. KIA 구단 입장에서도 양현종이 일본과 KIA를 놓고 고민하는 가운데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 KIA 잔류를 선택한만큼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요코하마 구단에서 좋은 조건으로 대우해줘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다”며 “그동안 신경써준 김기태 감독님과 이대진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아 꼭 다시한번 우승에 도전해보겠다는 목표를 갖고, 해외 진출은 그 목표를 이룬 뒤에 다시 도전해보겠다. 미래에 KIA의 영구결번 되는 상징적인 투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기사가 게재된 이후 일본 요코하마 구단 측이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말아줄 것을 요청해왔습니다. 이를 받아들여 기사중 구단이 제의한 계약 조건에 대해 부득이 수정함을 알려드립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