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발톱 숨긴 사자 모비스, “양동근 이종현 복귀까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전하는 울산 모비스가 승률 5할을 채우며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양동근, 이종현이 돌아올 때까지 4할대 승률을 기록하면 좋겠다”던 유재학 감독의 말을 감안하면 모비스는 지금 ‘오버 페이스’를 하고 있는 셈이다.

챔피언 3연패팀 모비스가 주전들의 부상 악재 속에서도 승률 5할, 중위권을 지키고 있다. 유재학 감독이 최근 전자랜드전에서 전반이 끝난뒤 생각에 잠긴 채 라커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KBL포토

모비스는 2016~2017 프로농구 2라운드를 마친 12일 현재 9승9패를 기록, 인천 전자랜드와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국내 최고 가드 양동근, 전체 1순위 신인 이종현이 각각 손목과 발등에 골절상을 입고 빠지는 바람에 개막 후 4연패로 출발했던 모비스는 최근 4연승을 거두며 저력을 발휘했다.

모비스는 지난 4일 울산 홈에서 열린 창원 LG전에서 21점 차 역전승을 거둔 뒤 상승곡선을 그렸다. 6일 서울 SK를 눌렀고, 9일엔 상위권의 고양 오리온도 잡았다. 3연속 홈경기에, 오리온 주포 애런 헤인즈의 부상 덕을 보기도 했다.

11일 전주 원정에서 모비스는 KCC에 계속 끌려가다가 4쿼터에 접전을 만든 뒤 연장에서 96-94로 역전승 했다. 연승을 시작하기 전 시즌 두 번째 3연패를 당하며 우울한 분위기에 빠졌던 모비스는 단숨에 4위 원주 동부(10승8패)를 1게임 차로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이대로 계속 상승세를 탈까? 모비스는 3연패 기간에 비해 4연승 기간 중 평균득점을 12점 이상 끌어올렸다. 실점도 12점이나 줄였다.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을 찾은 결과가 승리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상대 선수가 부상을 당하는 등 운이 따랐다. 우리는 선수가 정해져 있기에 특별히 달라질 것도 없다”며 “KCC전에서 송창영, 박구영이 다쳤는데 당장 3라운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잇몸으로 버텨오던 모비스에서 송창영, 박구영 마저 빠지게 된다면 그야말로 재앙이다. 12일 진단 결과 다행히 두 선수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아 일주일 정도면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농구팬들의 관심은 언제 양동근, 이종현이 복귀하느냐에 쏠려 있다. 두 선수가 돌아와 팀 전력을 정상으로 만든다면, 모비스는 언제든 돌풍을 태풍으로 이어갈 수 있는 저력을 가진 팀이다.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은 내년 1월 말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에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양동근은 왼손목 골절 부위가 완전히 낫기를 기다리면서 하체 훈련 위주로 코트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이종현은 발등 골절 부위가 다 아물어 13일부터 재활훈련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하체 부상이라 복귀 시점은 2월 중순쯤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재학 감독은 “종현이는 5라운드가 돼야 코트에 설 수 있을 것 같다. (프로) 맛은 봐야 하지 않겠는가”라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팀 운영 기준을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2012~2013시즌 이후 챔피언 3연패를 달성한 모비스는 발톱을 숨기고 있는 사자와 다름없다. 1월 중순이면 그 발톱이 서서히 날카로움을 더할 것이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