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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 은밀한 사생활로 미술사를 풀어 쓴 ‘변태 미술관’

화가들의 사생활과 톡특했던 성적 취향을 바탕으로 서양 미술사를 쉽게 설명한 책 ‘변태 미술관’(야마다 고로·고야마 준코, 이용택 번역, 21세기북스)이 출간됐다.

미술사에 아름을 올린 12명의 화가들을 ‘변태’라고 규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르네상스에서 인상파까지 서양 미술(화화) 사조를 풀어냈다.

일본 미술평론가 야마다 고로와 카피라이터 고야마 준코가 연예인 사생활을 이야기하는 토크쇼나 일본식 2인조 스탠드업 코미디 처럼 대화를 이어가며 예술가들의 남아 있는 사생활 기록을 바탕으로 상상을 더 해 그들의 작품을 설명한다. 고야마가 의문을 제기하거나 물으면 야마다가 이를 설명하거나 추론해 들려주는 식이다.

‘드가의 빌레리나 그림에 꼭 등장하는 대머리 아저씨’의 의미, ‘모네가 수련을 200점이나 넘게 그리며 집착한 사연’등을 두 사람의 대화체로 풀어 지루할 틈 없이 서구 미술사조에 대한 기초상식과 야사들을 들려준다.

루벤스의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 취향, 친구의 여자친구를 사랑한 쿠르베 등 화가들의 은밀하고 기이한 사생활과 전문적인 미술용어가 날줄과 씨줄처럼 얽히면서 ‘서양 미술사’라는 하나의 큰 그림의 이면을 찬찬히 감상하는 느낌이다.

이 책에서 변태라는 의미는 예술가 특유의 기호·성격·예술성을 일컫는 말로 확장된다. 더 나아가 지나간 사조를 벗고 새로운 사조로 변신하는 화가들의 변화를 곤충들의 환골탈퇴인 변태처럼 느껴진다..

사조의 변화나 화풍의 유행을 몇 사람의 화가가 지닌 개인적 취향에 너무 이입을 한 듯한 부분이 없지 않고 화가들이 치열한 창작욕구를 다소 가볍게 다룬 경향도 있지만 ‘입문서’로 독자의 흥미를 위한 기술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미술사를 다룬 책 답게 화가들의 대표작과 일화와 얽힌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크다.

책 속에는 저자들이 ‘미술 사조 이해’를 위해 변태로 묘사한 것이 아닌 ‘진짜 변태’성향을 지닌 요주의 인물로 지목 한 화가도 1명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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