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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2016] IT·게임업계 어떤 일이…

올해 IT업계는 인공지능부터 스마트폰, 게임 등 여러 이슈로 뜨거웠다.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의 등장은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알렸고, <포켓몬고>는 IP파워와 증강현실(AR)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를 달군 주요 뉴스를 IT와 게임 분야로 나눠 알아봤다.

#IT

■‘알파고 쇼크’ AI시대 개막

지난 3월 ‘세기의 대결’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승리했다.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운 바둑인 만큼 이9단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결과는 알파고의 일방적인 우세였다.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화한 AI는 사람들에게 과학의 발전에 대한 경이로움과 동시에 공포감을 안겼다. 하지만 알파고 쇼크는 AI시대를 활짝 열며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지난 8월 공개돼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찬사를 받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발화 논란에 휩싸여 조기 단종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홍채인식기능과 방수기능 등으로 국내 사전예약만 40만대, 미국에서도 예약판매 물량이 동이 나 추가 요청이 쇄도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출시 직후부터 국내외에서 이어진 발화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삼성전자는 서둘러 1차 리콜을 진행했지만, 교환 기기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자 결국 출시 두 달도 못 채운 10월13일 단종의 운명을 맞았다.

갤노트7 단종사태는 삼성전자에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를 냈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선 발화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기기 회수도 늦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갤노트7 회수율은 85%로 최대 14만대가 회수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충전을 제한해 회수율을 높인다는 계획이지만 고객의 반발이 심해 고민이 깊다.

■라인, 뉴욕·도쿄 증시 상장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서비스하는 라인 주식회사가 지난 7월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됐다. 게임을 제외하면 국내 인터넷 서비스가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일이 거의 없던 터라, 라인의 상장은 국내 산업계에 큰 의미를 남겼다. 네이버는 라인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과 유럽시장 진출에 투자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업체들과 본격적으로 승부를 겨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SKT-CJ헬로비전 합병 무산

연초부터 초미의 이슈였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지난해 계획이 알려진 후부터 방송통신 최대 사업자 탄생 가능성이 점쳐지며 찬반 양측의 날선 공방이 이어진 끝에 공정거래위원회는 결국 지역독점을 근거로 불허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현행 유료방송시장과는 맞지 않는 권역규제를 판단의 근거로 내세우면서 이에 대한 개정 요구가 빗발쳤고, 정부는 유료방송발전방안 마련에 나섰다.

■‘구글 지도 반출 허용’ 논란

<포켓몬고> 열풍 속에 한국 정부가 구글에 정밀지도 반출을 불허해 <포켓몬고> 국내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루머가 한때 확산됐다. 논란은 곧 ‘지도 반출 허용’ 여부로 이어졌다. 국내 업계는 역차별과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파급효과 등의 문제 제기를 하면서 찬반 논란에 불이 붙었다. 국민 세금 1조원을 들여 만든 정밀지도를 거저 쓰겠다는 구글에 대한 비판이 거셌지만 구글의 혁신적인 서비스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있다.

#게임

■김정주-진경준 공짜 주식 논란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가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공짜주식 등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7월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법원은 1심에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국민의 법 감정과는 다소 먼 결론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은 비교적 건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한국게임산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최순실 게이트’와 마찬가지로 ‘기득권의 속살’ 혹은 ‘내부자들의 부당거래’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일베·메갈·선정성으로 홍역

올해 초 <이터널 클래시>가 ‘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개발자가 일베 유저가 아니냐’는 항의가 나왔다. 개발사 대표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또 <클로저스>와 <데스티니 차일드>가 강성 여성운동단체인 ‘메갈리아 논란’에 휩싸였으며, 기대를 모았던 <서든어택2>는 여성 캐릭터의 과도한 노출로 인한 선정성 논란 끝에 서비스를 조기 종료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한편에서는 게임이 주류문화로 편입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포켓몬고 열풍’ AR·VR 그리고 IP

7월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고> 열풍이 전국을 강타했다.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일부 지역에 게임이 플레이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속초는 ‘포켓몬 성지’로 등극했다. 특히 휴가 시즌과 맞물리면서 포켓몬 출몰스팟 인근 편의점과 식당은 특수를 맞기도 했다.

‘포켓몬 고’ 열풍은 IP(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AR 기술은 국내 업체들도 보유하고 있지만 포켓몬이라는 강력한 IP를 만나면서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기 PC게임을 모바일에 옮긴 게임들이 잇따라 빅히트를 기록하면서 IP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아울러 11월 열린 국제게임쇼 지스타에서는 VR(가상현실)이 미래의 대세로 부각됐다. 게임은 물론이고 마케팅·광고·엔터테인먼트·예술·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VR이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오버워치>와 외산게임의 강세

5월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출시되자마자 대격변을 일으켰다. 수년째 PC방 1위를 지켜오던 <리그 오브 레전드>를 끌어내린 것. 이후 두 게임은 엎치락뒤치락하며 PC방 점유율 6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까지 합친다면 외국 게임사의 국내 PC온라인 게임점유율은 70%를 간단히 넘어선다. 상대적으로 국내 업체들이 선방하고 있는 모바일에서도 북미·유럽은 물론 어느새 한국의 기술력을 넘어선 중국산 게임의 도전이 본격화됐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중단

‘10만 관중’을 불러 모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지속적인 참가 팀 축소와 후원사 유치 난항 등으로 중단됐다. 2003년 세계 최초의 팀 단위 정규 리그로 출범한 ‘프로리그’는 글로벌 e스포츠의 인기를 견인해 온 근간이었다. 프로리그의 출범으로 e스포츠에 ‘팀 개념’이 정착됐고,기업들이 프로게임단을 잇따라 창단하는 계기가 됐다. ‘프로리그’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오늘날 e스포츠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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