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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특집-2016 스경 드림어워드⑭] “정유년엔 이런 일이…” 2017년 가상뉴스로 희망 드림

고된 한 해였다.

<응답하라 1988>열풍으로 시작한 1월, 47년만의 필리버스터가 벌어진 2월, 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 3월, 엽기적인 공천으로 여소야대가 되어버린 4·13 총선, ‘여혐’을 수면위로 띄운 5월 강남역 살인사건, 세계를 들썩이게 한 6월 브렉시트, 포켓몬 고 열풍이 불어닥친 7월, 리우 올림픽이 열린 8월, 한반도를 충격에 빠뜨린 9월 경주 지진, ‘최순실 게이트’가 활짝 열린 10월, 촛불집회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그리고 지금….

매 이슈마다 온라인의 바다에서 숨 쉴틈 없이 헤엄친 스포츠경향 온라인뉴스팀 기자들이 2017년을 앞두고 희망뉴스를 적어봤다. “내년엔 우리 제발 이런 뉴스 쓰게 해주세요~”

(*아래 기사는 가상 뉴스임을 밝혀드립니다)

■ 박근혜 대통령 사퇴 “오늘 부로 대통령직을 ‘진짜’ 사퇴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엔 말실수가 아닌 진짜”라고도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특검에 자진출두해 수사를 받은 뒤, 밝혀진 모든 죄에 대해 처벌 받겠다고 밝혔다. 특히 세월호 사고에 대해 전적으로 컨트롤 타워였던 대통령의 본인의 잘못이었음을 인정하며,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과 유가족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순실과 함께 모든 재산을 국고에 환원한 뒤, 전직 대통령이 받는 특권 예우를 모두 받지 않겠다고 했다. 고향 대구에 내려가 좋아하는 TV 드라마를 보며 정치인이 아닌 ‘여자로서’ 남은 여생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 현장. 사진/경향민문 자료사진.

■ 세월호 인양 성공…실종자 9인 모두 발견

3년 가까이 어두운 바닷속에 잠겨있던 세월호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세월호 인양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후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상하이샐비지’측이 인양과정에서 화물칸에 130개 넘는 구멍을 뚫어 심하게 선체가 훼손된 상황이었지만, 실종자였던 9인의 유골은 다행히 모두 수습됐다. 유골 9구는 에어포켓으로 예상됐던 화물칸 등에서 발견됐으며, 오랜시간 기다린 가족들 품으로 돌아갔다.

인양이 끝이 아니다. 진실 규명과 함께 전쟁과 같은 보존이 남았다. 세월호 소유주였던 세모그룹 회장 고 유병언의 장녀 유섬나씨는 자진귀국해 재산 모두를 국고에 헌납했다. 정부는 이 돈으로 세월호 보존 작업에 착수했으며, 박물관과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관 등 건립에 착수했다.

사진=경향신문 자료

■ 18살, 새 대통령 뽑는다

‘18살 투표권’ 이 2월 임시 국회에서 통과됐다. 투표 연령이 19살에서 18살로 낮아지면서 61만명에 이르는 인구가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은 그간 OECD 34개 국가 중 유일하게 19살이 되야 투표권을 주는 나라였다.

‘18살 투표권’은 과거에도 꾸준히 논의돼 왔지만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청소년들이 촛불집회 등을 통해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 성숙한 토론문화, 여론을 주도하는 열린 마음과 지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는 평가다.

18살 선거권 운동 모임 관계자는 “세금은 18살 부터 내고 선거권은 19살 부터 주는 비정상적인 법이 이제라도 정상이 돼 다행이다. 국민의 ‘잃어버린 1년’을 위해 18살이 이번 선거에 100% 선거 참여율을 기록하자”고 말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 미세먼지 수치 ‘365일 연속 낮음’

미세먼지 수치가 365일 연속 ‘낮음’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발 스모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과 대한민국 정부의 피나는 노력에 의한 결실이다. 지난해 중국은 세계 환경 보존을 위해 주변국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석탄 발전 오염물질 문제를 해결하고, 신산업을 육성했다. 최근 우리 정부는 낡은 발전시설을 없애고 건설 중인 발전시설을 환경설비에 투자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일반 공기청정기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비싼 ‘미세먼지 공기청정기’와 ‘미세먼지 청소기’를 더이상 기웃거리지 않게 됐고, 예전처럼 고등어와 삼겹살을 마음껏 구워먹을 수 있게 됐다.

사진/김정근 기자

■ 동물 복지, 유럽만큼 강해졌다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동물 복지법’이 미국·독일·폴란드 등 선진국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회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책임과 보호 의무를 강화하고 학대받는 동물을 즉시 구조할 수 있는 동물복지법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동물은 민법상 물건에 해당하고, 형법상 재물에 해당해 동물을 학대하거나 상거래에 이용하는 경우 처벌이 미미하고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에 개정된 동물복지법에서 동물보호의 대상은 애견용 개·고양이 뿐 아니라 실험동물, 동물원 동물, 길고양이, 투견, 야생동물 등도 포함됐다. 특히 이번 법 개정으로 오리와 닭 등의 공장식 축사 시스템이 일대 개혁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부처에 새로 신설된 동물보호복지국 홍보대사를 맡은 이효리는 새 앨범을 내고 “정부에서 동물 보호에 발벗고 나서주니 앨범을 내는데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며 “향후 활발한 앨범 활동과 함께 동물 복지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경향신문 자료사진

■ ‘먹고 살기’ 탈출한 국민들…문화예술 관람률 20% 이상 증가

통계청에 따르면 ‘먹고 살기’ 좋아진 국민들의 문화예술 관람률이 각 분야별로 20% 이상씩 증가했다. 지난 1년 대한민국 국민의 문화예술 관람율은 영화 98.3%, 미술 48.3%, 연극 50.7%, 문학행사 39.1%, 대중음악 40.9%, 뮤지컬 43.5%, 서양음악 38.0%, 전통예술 30.9%, 무용 30.3% 등으로 문화예술 모든 분야에서 30% 이상 관람율을 보이며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상승했다.

이와 더불어 소비생활 만족도, 국내ㆍ외 여행 비율도 상승했으며 6시 ‘칼’ 퇴근 후 악기연주, 그림그리기, 운동 등 취미생활을 즐기는 직장인들이 각 회사 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29일 서울 시립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의 르누아르의 그림을 보고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

■ 우리 아베 총리가 달라졌어요

일본 아베 총리가 세계에 뻗어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공식 사과하고 보상 방안을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정부와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전면 무효화하고 위안부 할머니에게 손편지를 보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아베 총리는 빠른 시일 안에 할머니들을 찾아 전쟁범죄 행위를 인정하고 사죄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아베총리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 필리핀 등지에서 강제 징집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들이 ‘그만 됐다’ 할 때까지 사죄할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평화의 소녀상은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상징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6월민주포럼 회원이 소녀상에 목도리를 두르고 있다./김정근기자

■최저임금 1만원 시대 활짝 열려

최저 임금 1만원, 월 209만원 시대가 도래했다. 10대 대기업의 유보금에 대한 정부의 중과세에서 충당된 것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타격을 막기 위해 국고로 환수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은닉재산을 사용했다.

직장인 ㄱ씨는 “이제 월세, 교통비, 옷 값, 밥 값, 경조사비 제하고 나면 부모님 용돈도 한 번씩 드리고, 데이트라도 한 번 할 수 있겠다. 사람 같이 살 수 있겠다”라며 활짝 웃었다.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이 소득양극화를 해소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내수경기를 활성화 시키고 소상공인 소득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전문가는 내수경기가 살아나면 소상공인들의 소득증대와 함께 부동산 담보대출로 인한 가계부채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는 여야합의 하에 차근차근 관련 법률 정비를 이어가는 중이다.

사진=경향신문 자료사진

■소지섭, 강 모 기자와 결혼

‘소간지’ 배우 소지섭이 스포츠경향의 강 모 기자(39)와 화촉을 밝혔다. 소지섭과 강 모 기자의 나이는 단 1살 차이로 그동안 남자 톱스타들이 20살 차이의 미모의 여성들과 결혼한 것과 확연히 다른 사례다. 두 사람은 배우와 취재 기자로 만나 오랜 시간 우정을 키워오다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앞서 두 사람이 열애를 인정한 뒤 많은 누리꾼들은 행복을 빌어줬으며 악플은 단 하나도 달리지 않았다.

강 모 기자는 “저의 결혼을 계기로 수많은 남녀가 주변의 시선이나 편견에 가로막혀 ‘사랑’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저 하나의 결혼이 대한민국 결혼율과 출산율 상승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힘든 한 해 였던 탓일까. 온라인 뉴스팀의 희망 뉴스는 끝이 없었다.

민 모 기자는 남모를 빚이라도 있는 걸까. ‘가계부채 하향…평균 부채규모 감소’를 희망 뉴스로 꼽았다. 이 모 기자는 비정규직 시절 서러움이 가슴에 남았는지 ‘청년실업률 역대 최저치 기록’을, 손 모 기자는 ‘잠실 야구장 개폐형 돔구장으로 재건축 확정’ 이라는 희망 뉴스를 내놨다. 아마도 야구팬이라기보다는 야구장 근처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남북통일, 기차로 떠나는 유럽 수학여행’ 이라는 가상 뉴스 제목이다. 어느 가까운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기차를 타고 북한을 지나 파리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날을 꿈꾸며…. 그 수학여행길은 단원고 아이들이 지켜줄 것 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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