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방승호 교장의 마음의 반창고] 인생의 전환점이 된 컴퓨터 자격증

다음주부터 취업을 나가는 성웅이를 만났습니다. 웹미디어학과에 재학 중인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아이입니다. 기분을 물었습니다. ‘긴장된다’고 했습니다. 살면서 가장 긴장된 적이 언제인지 물었습니다. 축구대회에 나갔을 때와 면접 볼 때 가장 긴장됐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축구할 때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난 후 느낌을 물었습니다. “그동안 컴퓨터에 빠져 있어서 나쁜 줄 알았는데, 이를 통해 많은 것을 해냈다. 1년 동안 보람 있었다”고 했습니다. 취업이 됐다고 집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 진짜로 된 것인지 반신반의했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전화가 왔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으며, 남학생으로서는 첫번째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습니다.

취업이 어떤 의미로 다가 오는지 물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했습니다. 아마 인문계를 계속 다녔으면 아직까지도 자고 있거나 대학에 못 갔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직업학교에 오게 된 것이 정말 보람 있었다고 했습니다. 1년을 되돌아보면 인문계 있는 것보다 활동도 많이 하고 재미있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자격증 따는 일은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랐는데, 하나를 따고 나서 다른 자격증도 노력을 했더니 여러 자격증을 가지게 됐다며 흐뭇해했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정말 맞는 거 같다고도 했습니다. 자신이 이만큼 발전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그동안 자신이 축구나 컴퓨터에 빠진 것이 나쁜 일인 줄 알고 후회를 했는데, 지금 보니까 인생에서 버릴 게 없는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성웅이에게 꿈을 물었습니다. ‘축구 분석가’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분석가가 되는 데 장애물로는 ‘작은 체구’를 꼽으며, 경쟁력에서 밀린다고 했습니다. 또 영어가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실천할 일을 정해 보았습니다. 주말 경기를 보며 컴퓨터로 정리해 두고, 나중에 다시 보며 분석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성웅이는 첫 월급을 타며 부모님께 드리고, 적금도 들고, 친구들과 밥을 먹겠다고 했습니다. 성웅이는 중2 때 축구를 그만두고 학교에서 잠만 잤다고 했습니다. 게임은 9년 정도 했다고 합니다. 공부를 안 한 것에 후회는 없다고 했습니다. 취업을 했으니까요. 공부는 하지 않았지만 학교는 결석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학교는 꼭 가야 한다고 해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부모님이 미웠지만 이후 좋았졌다고 합니다. 성웅이와 교장실 벽에 걸려 있는 거울을 보며 서로 웃는 연습도 했습니다. “너는 웃는 모습이 훨씬 신뢰감이 간다”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거울을 보며 서로 웃는 연습을 하고 나서 상담을 마쳤습니다.

성웅이가 돌아간 후 지난 4월에 쓴 한 해 목표를 보았습니다. ‘학교에서 공부해 컴퓨터 자격증을 따고 싶다’ ‘자격증 공부에 최선을 다하겠다’ ‘사소한 것에 찌증내지 않고 참겠다’ ‘일주일에 한 번씩 축구를 하겠다’ 등 7개 항목이 A4용지에 써 있었습니다. 그리고 12월, 즉 7개월만에 성우이는 GTQ 1급, ITQ 한글 A등급, 파워포인트, 한글엑설 B등급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정부처리 기능사도 현재 필기시험은 합격한 상태입니다.

성웅이의 자격증 취득이라는 목표는 흐르는 강물 같은 삶에 인생의 전환점으로 연결되는 다리가 됐습니다. 그동안 부서져 버린 것 같았던 학창 시절로부터 다시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표정이 무척 행복해 보였습니다. 1월에는 성웅이가 일하는 곳에 가 보려고 합니다.


모험놀이 상담가 방승호는 누구?

국내 최초 ‘모험놀이 상담가’로 불리는 방승호 교장은 아이들과의 심리적 교감이나 스킨십 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아픈 구석을 잘 치유하는 교육자로 유명하다. 방 교장의 <기적의 모험놀이>와 ‘선생님의 똑똑! 상담실’(소년조선) 등의 저서와 칼럼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로 알려져 있다. KBS <아침마당>의 목요특강과 유니세프 전직원 대상 특강 등을 통해 유명 강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방 교장은 앨범을 3집까지 낸 ‘가수 교장선생님’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노래 역시 목적은 ‘교육’이다. 모험놀이 상담가 방승호의 칼럼은 스포츠경향을 통해 매주 만날 수 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