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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신일고 코치 변신 “소통하는 지도자 꿈”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시절의 조용준 신일고 코치.

슬라이더는 커브와 직구의 중간 구종으로 통한다. 직구처럼 날아가다 빠르게 꺾여나간다.

그 시절, 조용준의 슬라이더는 흔히 말하는 슬라이더와 달랐다. 이른바 ‘조용준표 슬라이더’는 140㎞대를 넘나들어 직구 구속에 육박한 데다 회전력 또한 엄청났다. 그의 프로 입단 동기생 박용택(LG)은 “설명하기 참 어려운데, 타석에서 직접 겪으면 용준이의 슬라이더는 많이 다르다. 타이밍을 맞추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그의 슬라이더는 이름부터 달랐다. 조용준이라는 이름 석자 중 성을 앞에 붙여 ‘조라이더’로 불렀다.

프로 최고 선수를 거쳐 해설위원으로 중계석에 앉았던 조용준(38)이 고교야구 코치로 변신했다. 조용준은 신일고 강혁 감독의 부름을 받아 야구부에 합류해있다. 지난 5일에는 선수들과 함께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떠나있다.

조 코치는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 입단 첫해인 2002년 9승(5패) 28세이브 평균자책 1.90을 기록하며 구원왕이자 신인왕에 오른 뒤로 2005년까지 4년간 115세이브를 거두며 리그 최고 마무리로 활약했다. 부상 공백 끝에 2009년 히어로즈로 복귀해 1군 11경기에 등판하는 데 머물렀지만, 절정의 시간 동안 강렬했던 인상을 여전히 팬들 가슴에 새겨놓고 있다. 조 코치는 최근에는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다가 지난해 후반기부터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조용준 코치가 전성기를 달리던 현대 시절. 스포츠경향 DB

조 코치는 “코치로서 단순히 선수들을 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선수들 스스로 운동을 즐겁게 하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바로 그게 첫 번째 목표”라며 “가급적 대화를 많이 해 스스로 자기 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 코치는 학생 선수들이 성장할 여백을 보고 있다. 이제 막 스킨십을 시작한 신일고 투수들만 해도 아직 140㎞ 던지는 투수가 없다고 한다. 대체로 하드웨어는 좋아졌지만 체력은 따라주지 못한 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운동하는 학생들의 학교 수업 정상화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조 코치는 “아무래도 선수들이 수업을 대부분 들어가다 보니 과거에 비하면 물리적으로 훈련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량적인 측면에서도 그런 영향이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코치가 치중하려는 것은 훈련의 ‘질’이다. 조 코치는 “이제는 훈련을 얼마나 했는지보다 어떤 내용을 소화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짧은 시간이라도 효과적으로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전지훈련이 끝나고 새 시즌에 들어가면 140㎞ 이상 던지는 투수가 한두 명은 나오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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