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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앞둔 이승엽-이호준, 불혹의 홈런 레이스 펼치나

삼성 이승엽.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2017시즌에는 은퇴를 앞둔 베테랑들의 ‘홈런 레이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마흔한살 동갑내기인 이승엽(삼성)과 이호준(NC)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마친다. 두 명 모두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976년생인 이승엽과 이호준은 지난 시즌까지도 팀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할 정도로 건재를 과시했다. 이승엽은 142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리 27홈런 118타점을 기록했다. 이호준은 119경기에 나와 타율 2할9푼8리 21홈런 87타점의 성적을 냈다.

NC 이호준.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또한 각자의 소속팀 삼성과 NC에서 ‘정신적 지주’의 역할도 함께 했다. 그런 이들이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박수칠 때 떠나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마음도 적지 않다.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이기에 이승엽과 이호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들 모두 소속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 마지막으로 야구에 대한 열정을 불사를 준비도 충분히 돼 있다.

이들 모두 구체적인 개인 성적 목표를 잡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욕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홈런이다.

이승엽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홈런만은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며 시즌 목표를 30홈런으로 잡았다. 이호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통산 2000안타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면서도 “다만 우타자 최다 홈런 기록(장종훈·340개)만큼은 넘기고 은퇴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이승엽의 이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홈런’이 생각난다. 그는 KBO리그 홈런왕을 5차례나 거머쥔 ‘국민타자’다.

1997년 32홈런으로 데뷔 처음으로 홈런왕을 차지한 이승엽은 1999년(54홈런)과 2001년(39개), 2002년(47개), 2003년(56개)에 이 부문 정상에 섰다. 2003년 기록한 56홈런은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기도 했다. 2003년에는 세계 최연소 300홈런 기록도 달성했다. 2015년에는 개인 통산 400홈런을 쏘아올렸고 지난해에는 한·일 통산 600홈런 고지에도 올랐다.

해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이승엽은 올 시즌에도 30홈런을 위해 변화를 줄 예정이다. 줄어든 배트 스피드를 만회하기 위해 하체 중심이동을 키우면서 팔스윙은 조금 짧게 가져가려고 한다.

이호준의 올해 홈런 목표는 사실상 두자릿 수 홈런이다. 이호준은 지난 시즌까지 개인 통산 330홈런을 기록했다. 우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넘기기 위해서는 10개 이상 홈런을 쳐 내야 한다.

이호준도 매 시즌마다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2015년 최고령 300홈런을 달성했던 이호준은 지난해 7월 우타자로는 처음으로 1200타점 기록을 세웠다.

최근 이호준의 활약을 보면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노림수가 좋은 이호준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두자릿 수 홈런을 쳤다. NC로 팀을 옮긴 2013년부터는 4시즌 연속 20홈런을 넘겼다.

이호준은 올해만큼은 시즌 준비를 더 철저히 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 2015시즌과 2016시즌을 앞두고는 허리 통증 등 부상으로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곤 했다. 세월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지만, 이를 이겨내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이호준은 “몸이 만들어지는 시간이 굉장히 더디더라. 지난해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병원 검진상으로는 20대 허리라고 한다. 걱정도 되지만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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