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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선 무조건 조용히? 상식을 깨는 유럽투어

‘조용히’란 팻말이 익숙한 골프 대회장에 경쾌한 음악이 울려퍼진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선수들이 음악을 들으며 샷을 날리고, 선수들이 대회 첫 티샷을 위해 티잉그라운드에 오를 때도 경쾌한 음악이 깔린다.

2016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첫날 18번홀에서 헨릭 스텐손이 티샷을 날리고 있다. /게티이미지 이매진스

유럽프로골프 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들은 ‘골프 대회에선 항상 조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변화를 경험했다. 주최 측은 선수들이 훈련하는 레인지 한 켠에 음향장비를 갖춘 부스를 설치하고 DJ에게 연신 경쾌한 리듬의 음악을 내보내도록 했다. 대회 첫날인 19일에는 DJ부스가 첫 홀 티잉그라운드로 옮겨졌다.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하나”라는 게 키스 펠리 유럽투어 CEO의 말이다. 골프 대회의 본질은 지키되 상품의 품질을 높여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취지로 도입한 변화라는 설명이다.

2015년 취임한 펠리는 2016년 투어 중 야간경기 이벤트를 개최했고, 올해는 6홀 매치플레이 이벤트를 추가했다. 유럽투어는 BMW PGA 챔피언십이나 롤렉스 시리즈 대회 등 큰 대회에서도 레인지 음악을 활용하고, 점차 코스 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선수들은 대부분 환영하고 있다. 세계 3위 더스틴 존슨(미국), 4위 헨릭 스텐손(스웨덴) 등은 간간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했다. 존슨은 “훈련 때는 음악을 틀어놓고 긴장을 풀곤한다”고 반겼다. 그러나 노장 폴 로리(48·영국)는 “모두들 좋아하는데 나는 아무래도 늙었다 보다”며 효과 검증을 주장했다.

미국프로골프(PGA)나 국내 투어 대회에서도 특정홀을 지정해 갤러리가 선수를 신경쓰지 않고 왁자지껄 떠들거나 응원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한다. 티잉그라운드 음악은 이색 이벤트를 선호하는 국내 투어에도 곧 등장할 법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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