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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반려동물 학대·무분별한 권장…유튜브 BJ 논란

유튜브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한 브로드캐스팅 자키(BJ)가 동물학대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BJ는 좁은 방음부스 등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 안으로 동물들을 데리고 와 방송을 진행한다. 지금까지 타조, 사막여우, 북극여우, 사막거북, 타조, 제넷, 캥거루 등의 동물을 데리고 왔다.

비좁은 공간에 무리하게 동물을 데려오는 것부터 학대의 논란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더 있다.

BJ가 치킨을 주문한 뒤 닭에게 “이렇게 되기 싫으면 나와 친해지자”는 말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아프리카BJ의 방송 영상 갈무리

특히 ‘치킨 사건’이 논란이 됐다. 그는 2014년 아프리카TV 방송에서 살아있는 닭을 두고 치킨을 주문한다. 그리고 “이렇게 되기 싫으면 나와 친해지자, 다음날 인생이 이렇게 될 수 있어” 등의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 BJ는 거북을 좁은 어항 안에 방치하는가하면(위) 꼬리 부분을 들고 집어들기도 한다(아래). 사진|유튜브·아프리카BJ의 아프리카 방송 영상 갈무리

또 더럽고 좁은 어항에서 거북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방송을 이어간다. 거북의 적정 생존온도는 영상 26도. 하지만 히터 등을 찾아볼 수 없다.

이 BJ는 늑대거북을 자라라고 말하는 모습도 보였으며, 4장의 고무장갑을 낀 채 거북을 잡고 ‘고무장갑을 끼면 손을 물려도 크게 다치지 않는다’는 인식을 주기도 했다. 실제 늑대거북의 악력은 고무장갑 4겹만으로 안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또 거북을 잡을 때 꼬리 부분을 잡는 모습도 보였다. 거북은 체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꼬리를 잡으면 척추에 무리가 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막여우를 한 손으로 안은 BJ. 사진|유튜브·아프리카BJ의 아프리카 방송 영상 갈무리

그밖에 사막여우라고도 불리는 페넥여우를 데려와 “온도를 맞춰줘야 한다”면서도 아무런 난방시설을 갖추지 않는가하면, 한 손으로 무분별하게 안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멸종위기종인 아프리카 가시거북을 물구나무 세우더니, 조금 뒤에는 이유 없이 “대가리 집어 넣어!”라고 겁을 주기도 한다.

타조를 향해서는“얘 왜 이래? 장애인인가?”라며 비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BJ는 젓가락으로 케이지 안을 헤집는가하면 잠자리채로 슈가글라이더를 집어올리기도 한다. 사진|유튜브·아프리카TV BJ의 아프리카TV 방송 영상 갈무리

슈가글라이더를 데리고 와서는 “냄새가, 개 똥냄새가 난다, 이새끼들 무슨 스컹크냐”라고 인상을 찌푸리는가하면, “문을 열여줬다 나와라!”라고 큰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잠자리채나 나무젓가락 등의 도구로 동물들을 끄집어내려고 하기도 한다. 또 인간의 등장에 몸을 사리는 슈가글라이더에게 “엄마라는 게 새끼를 두고 도망치네, 야 네 새끼들 여기 있잖아”라고 막말을 하기도 한다.

아르마딜로를 무분별하게 집어올리는 BJ. 사진|유튜브·아프리카TV BJ 의 유튜브 방송 영상 갈무리

아르마딜로를 무분별하게 안고 흔드는 등의 모습도 있었다.

이 BJ는 영상 하단에 희귀동물 분양업체의 이름을 걸고 광고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아프리카TV BJ의 아프리카TV 방송 영상 갈무리

이색 반려동물 분양을 무분별하게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BJ는 방송 하단에 “이색 반려동물 분양”이라며 한 분양 업체의 이름을 게재하고 있다. 또한 제목에 공공연하게 ‘합이 1200만 원’ ‘200만 원짜리’ 등 동물을 액수로 환산해 방송하고 있다.

전문가 또한 우려를 표했다.

조영광 서울대 동물병원 수의사는 “BJ의 방송에 등장하는 야생동물들은 미흡한 사육환경 속에서 시끄러운 소음과 지나치게 밝은 조명, 부적절한 보정 방법 등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사막여우는 ‘멸종위기에 처한 협약’(CITES)이 정한 멸종위기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물원에서 전시하는 목적 이외에 일반인 판매를 위한 수입은 금지돼 있고 수입 시 환경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개인의 비정상적 절차로 멸종위기종을 사육하는 경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몰수 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으로 야생동물을 마치 물건처럼 구입하는 행태 역시 위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영광 수의사는 “최근 들어 불법적 야생동물 밀수와 무분별한 멸종위기종의 사육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희귀한 야생 동물을 단지 예쁘고 귀엽다는 이유로 적절한 사전 지식 없이 사육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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