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타 酒경야독] 사람이 좋은 당당한 그녀 박나래 ③ “설 연휴 어머니 소개팅 주선, 내 결혼 생각은 당장 없다”

스포츠경향의 대표적인 음주(飮酒) 인터뷰 ‘스타 酒경야독’이 2017년에도 돌아왔다. 연예계에는 알아주는 주당이 많다. 하지만 술에 관한 에피소드를 따지고 보면 개그우먼 박나래(32)를 능가하는 인물을 찾기 쉽지 않다. “소주는 세 병”이라고 놀라운 주량을 공개하는가 하면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집에 전용 바(BAR)인 ‘나래바’를 갖고 있어 화제가 됐다.

인터뷰를 한 날은 2017년 첫 명절인 설 연휴를 앞둔 날이었다. 박나래는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을 전남 목포에서 보낸 ‘목포의 딸’이다. 그리고 혼자 계신 어머니와 남동생을 극진하게 보살피는 효녀 큰 딸이자 자상한 누나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 술자리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자 자연스럽게 가족의 이야기가 나왔다. 곧 귀향을 앞둔 그는 이번 명절에 어머니와 함께 의미있는 방송도 함께 했다. 화려한 박나래의 이면에 감춰진 그의 속 깊은 이야기. (②에서 계속)

개그우먼 박나래가 지난 24일 서울 신촌의 ‘포차 어게인’에서 스포츠경향과 ‘酒경야독’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 요즘 유명해지고 나서 어머니의 반응이 궁금하다.

“어머니께서 도도하신 편이다. 지금도 티를 잘 안 내신다. 오히려 잘 안 될 때는 공무원 시험 준비하라고, 교수를 하라고 하셨다. 내가 대학교가 중퇴인데 어떻게 교수를 하나.(웃음) 오히려 잘 되고 나서 좋다는 이야기를 잘 안 하신다. 오히려 걱정을 많이 해주신다. 목도 안 좋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을 많이 해주신다. 얻은 수익으로는 최근에 어머니 차를 사드렸다. 아, 그리고 남동생이 곧 장가를 간다. 그런데 이상하게 어머니가 결혼을 서두르시더라. 알고 보니까 내가 잘 될 때 동생을 장가보내야겠다고 생각하셨나보다.(웃음) 내가 모아놓은 거 있냐고 하니까 ‘없어’ 그러셨다. 동생이 광주에 신혼살림을 차리는데 전셋집을 구해줬다.”

- 이제 혼기가 찬 나이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나.

“전혀 없다. 스물일곱 전까지는 꿈은 독신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그런 말은 이제 안 하지만 당장 결혼하고 싶지는 않다. 서른일곱? 그 정도가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결혼을 하면 동시에 아이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당장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즐기면서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 박나래 인기 상승에 ‘분장 개그’도 한 몫을 했다.

“나는 분장이 좋다. 옛날에 <폭소클럽> 프로그램에서 매주 여배우 분장을 했는데 내가 그때 분장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그우먼들이 수염 그리는 것도 내게 저작권이 있다. 분장을 할 때 사람들이 웃으면 희열이 느껴진다. 분장을 많이 한다는 이미지로 부담스럽지는 않다. ‘박나래는 분장 안 하면 못 웃기나?’하는 댓글은 바꿔 말하면 ‘박나래는 분장하면 웃기다’가 되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제일 인상깊은 분장은 마동석씨였다. 아직 뵌 적은 없다. 인터뷰 통해서 좋아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안도했던 기억이 있다.”

- 박나래 웃음의 신념은 무엇인가.

“나는 내가 망가지는 게 좋다. 누굴 괴롭히면서 웃기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 나를 괴롭힐 때 웃음이 나오는 스타일이다. 동정 받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고, 그저 웃음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내가 추구하는 여성으로서의 섹슈얼한 개그라던가 이런 부분도 시대가 잘 맞았기에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성에게 정숙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싫고, 한 번 가는 인생인데 즐기는 삶을 살고 싶다. 사실 이렇게 정숙을 강요하는 분위기에서는 여성을 험담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건데 나를 통해 그런 걸 해소하는 분도 있을 거라고 본다. 나는 방송사 개그우먼 중 맞았는데 비호감이 안 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다. 남자 입장에서 볼 때는 욕할 빌미도 있을 거다. 하지만 ‘저럴 수 있구나’ ‘나도 저렇게 더럽게 살고 싶다’ 생각이 들게 하고 싶다.”

개그우먼 박나래가 지난 24일 서울 신촌의 ‘포차 어게인’에서 스포츠경향과 ‘酒경야독’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 설 연휴에는 무엇을 하나.

“목포 집에 내려간다. 명절에는 반드시 고향에 간다. 명절에 KBS2 파일럿 프로그램을 하나 찍었다. <엄마의 소개팅>이라는 프로그램인데, 혼자 계시는 어머니에게 소개팅을 해 친구를 만나게 해주는 형식이다. 어머니께서 일찍 혼자가 되셨는데 재혼도 안 하시고 가게만 하신다. 사실 처음 방송 섭외가 왔을 때는 어머니가 부담도 느끼셨다. 지금도 할머니, 할아버지 관계가 좋으시기 때문이다. 그런 눈치가 보이고 방송도 부끄러워하셨다. 하지만 부끄러워하면서 돌려돌려 말하면서 일침을 날리는 스타일은 살아계신다. 29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된다.”

- 새해 소망이 있나.

“지금 하는 일이 잘 됐으면 좋겠다. 지난해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MC나 고정 출연자가 되고 싶은 소망이었다. 그걸 이뤘으니 올해는 연기나 노래를 배우고 싶다. 여행을 간다면 스페인의 ‘이비자’섬에 가고 싶다. 섬 자체가 클럽인 섬이다. 섬을 도는 클럽 투어 버스도 있는데 클럽의 성지에서 제대로 한 번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 굳이 같이 간다면 김지민, 장도연 정도? 독일도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성지라 가보고 싶다.”

- 스포츠경향 독자 여러분과 팬 여러분에게 한 마디.

“즐기면서 사셨으면 좋겠다. 아끼면 똥이 된다. 여성분들, 누구나 여자는 요부(妖婦)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하고 싶은 거 하시면서 사시면 좋겠다. 남자 분들은 여자 분들을 겉으로만 판단 말고 더 알아보시면 좋겠다. 내가 보기보다 마성의 여인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섹슈얼한 개그를 하는데 거기에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개그는 상대방의 동의 아래에서 하는 거다. 개그는 개그로만 봐주시면 좋겠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