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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년차’ 안현범 정운 “우승컵 하나는 들어야죠”

“올해는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야죠.”

그들에게 제주는 약속의 땅이었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선택한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안현범(23)과 정운(28)은 축구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제주 2년차’인 올해는 더 큰 도약으로 축구인생의 정점을 향해 달려나가려고 한다. 이들은 “2017년에는 아시아 무대에서 기량을 입증하고 우승컵 하나는 들어올리겠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안현범은 31일 제주도 서귀포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다부지게 올 시즌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난 해에는 나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상대에서 놓친 부분도 있었다. 올해는 나를 분석하고 대비해서 나올텐데 그것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안현범(왼쪽)과 정운이 올 시즌 팀의 우승을 목표로 의기투합했다. 서귀포 | 양승남 기자

안현범은 지난 시즌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 중 하나였다. 2015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제주로 이적한 지난 시즌 8골·4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엄청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폭풍 드리블을 하는 ‘치달’(치고 달리기)로 축구팬을 매료시켰다.

안현범은 “올 해는 능력을 더 끌어올려 나를 분석한 상대와의 진짜 승부에서 이겨내겠다”면서 “공격포인트 15~20개를 목표로 뛰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해 소망을 빌 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을 목표로 삼았는데 이젠 8강으로 더 높였다. 또 리그나 FA컵에서 한 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정운이 안현범의 목표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운도 “팀 목표는 리그 우승과 ACL 4강 진출을 잡았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해처럼 2골·6어시스트를 기록하고, 팀의 실점을 더 줄이는데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운은 2012년 K리그 울산에서 1군 경기를 한 경기도 못뛰고 방출당한 뒤 크로아티아로 날아가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왔다.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귀화 얘기까지 나올 만큼 현지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해 K리그로 돌아와 제주에서 주전 풀백으로 활약하며 시즌 베스트11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이들은 제주로 이적한 첫시즌에 나란히 맹활약하며 팀을 리그 3위로 이끌어 ACL 출전권을 따냈다. 올해는 꿈에 그리던 아시아 무대에 나선다. 안현범은 “큰 대회에 나가게 돼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어서 빨리 ACL 무대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정운도 “K리그 데뷔전처럼 설레고 기대된다. K리그를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는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해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을 더 채찍질하고 있다. 이미 지난 해 12월부터 묵묵히 훈련에 매진했고 열정적으로 뛰면서 시즌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안현범과 정운은 대표팀 발탁이라는 더 큰 소망도 품고 있다. 안현범은 “아직 더 보여줘야 하는 단계다. 팀에서 더욱 더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측면 공격수와 풀백을 오가는 안현범은 장기인 거침없는 돌파와 폭발적인 공격력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다짐한다.

정운은 더 빨리 기회를 잡을 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리그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인정받은 그가 올 시즌 꾸준히 활약을 이어간다면 왼쪽 풀백 구인난에 빠진 대표팀에 오를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정운은 “대표 선수나 프로팀 선수의 기량 차가 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국제무대인 ACL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 1년 만에 주춧돌로 자리잡은 안현범과 정운. 그들이 2017년 목표를 이룬다면 제주는 우승컵을 품고 해피엔딩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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