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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가면 ‘시신 호텔’이 있다?

일본 도쿄 남서쪽 요코하마의 JR신요코하마역 근처에 가면 비지니스호텔처럼 생긴 ‘라스텔(LASTEL)’이 있다. 1층의 접수 로비만 보면 호텔과 비슷하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분향실에서 나는 것과 같은 향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인근 주민들은 이 건물을 ‘이타이(遺體·시신)호텔’이라 부른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2012년 6월 영업을 시작한 라스텔에는 시신 20구를 안치할 수 있는 시설이 있고, 안치실마다 냉장설비와 소파 등이 마련돼 있다. 유족들에게 별도로 대화를 나눌 공간을 내주는 안치실도 있다. 라스텔의 하루 사용료는 1만2000엔(약 12만2000원)이다. 이 시신 호텔은 웹사이트에 “마지막 이별 때까지 고인과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다”는 홍보문구를 내걸고 있다. 라스텔 관계자는 “사망자가 많은 겨울에는 가동률이 높다”면서 “시설의 절반 이상은 늘 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도쿄 등 일본 수도권 지역에서는 곧바로 화장할 수 없는 시신을 일시 보관하는 이런 ‘시신 호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망자는 늘어나는데 화장시설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주된 요인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의 연간 사망자 수는 130만명(2015년 기준)으로 20년 전보다 40% 늘어났다. 그러나 화장시설은 같은 기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도쿄의 경우 화장을 하려면 유족들이 10년전에는 하루이틀만 기다리면 됐지만 지금은 사나흘은 대기해야 한다. 라스텔의 경우 이용 건수가 연간 600건이 넘으며, 매년 5~10%씩 증가하고 있다. 요코하마 외에 도쿄 오타(大田)구, 에도가와(江戶川)구 등에도 시신 호텔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변 주민들의 반대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가와사키(川崎)시에서는 이미 영업을 시작한 한 시신 호텔을 놓고 주민들이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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