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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 9번째 장편소설 ‘공터에서’ 출간

기자 출신인 김훈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공터에서’를 출간했다.

김훈 작가의 아홉 번째 장편소설 ‘공터에서’는 마씨 집안사람들이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살아가며 겪는 삶을 담은 작품으로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일부 가미됐다.

아버지 마동수는 작가의 부친으로 경향신문 문화부장과 편집부국장을 지낸 언론인이자 무협지 ‘정협지’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 김광주 선생(1910~1974)을 떠오르게 한다. 둘째 아들 마차세의 모습에선 작가 자신이 겹쳐진다. 식민지시대 만주 일대를 떠도는 아버지의 삶부터 해방 후 혼란기와 한국전쟁, 이어진 베트남전쟁과 대통령 죽음까지 역사의 흐름속에 펼쳐지는 마씨 일가의 가족사에 희망은 없고 고단함이 이어진다.

소설가 김훈이 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장편소설 ‘공터에서’를 출간,기자간담회를 통해 작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김 작가는 “명석한 전망이나 희망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며 “지금까지 쓴 모든 작품에서 그와 똑같은 문제는 발생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너의 한계다’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다. 그것은 나의 분명한 한계다. 문장 하나하나에 나의 한계는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터란 주택과 주택 사이의 버려진 땅이다. 아무런 역사적 구조물이나 시대가 안착될 만한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곳이다. 아버지와 제가 살아온 시대를 저는 공터로 보았다”며 “앞으로 무언가 지어야 할 땅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70년 동안 가건물 위에서 살아 왔구나 싶다. 그런 비애감과 연결되는 제목이 ‘공터에서’”

라고 밝혔다.

김훈 작가는 작품속 현대사와 맞물려 “지나간 시대 신문들을 보니 70년 동안 유구한 전통이라는 것은 갑질”이라며 “한없는 폭력과 억압, 야만성이 지금까지도 악의 유산으로 세습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초등학교 때 이승만 대통령이 외국 나갈 때 동원돼 태극기를 흔들던 그 자리에 지금 보수 단체 탄핵 기각 태극기 집회가 벌어지는 걸 보고 해방 70년 한국사의 엔진이 이렇게 공회전하는 구나 비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광주 선생

‘세월호’에 대한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는 그는 “아직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훈 작가는 “이를테면 세월호 사태 다음날 스스로 목숨을 버린 교감선생님에 대해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고 “이런 것들은 글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종교의 영역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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