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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칼럼] 조영광의 ‘애니팁팡팡’-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한다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예전부터 야생에서 육지생활을 해왔던 고양이가 어떻게 생선을 잡아먹었을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사실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한다는 편견이 생긴 것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생선을 먹어왔기 때문입니다.

육식동물로서 동물성 단백질을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고양이가 사람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먹이로 공급받는 생선이 반드시 필요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생선을 주식으로 삼을 경우 비타민B가 부족해지고, 날카로운 가시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고양이에게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고양이가 생선보다도 훨씬 좋아하는 것은 바로 쥐입니다. 고양이는 총 30개의 이빨을 가지고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송곳처럼 날카롭습니다. 강한 사냥 본능을 가지고 있는 고양이는 뾰족한 이빨로 생쥐의 목덜미를 노려 단숨에 해치웁니다. 사람의 어금니는 음식을 잘게 부수는 역할을 하지만 고양이의 이빨은 먹잇감을 갈기갈기 찢어 그대로 삼키는 데 사용됩니다.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한다는 이미지는 왜 생겼을까?. 게티이미지 뱅크

반면 사람이 먹는 음식들 중에도 의외로 고양이에게 해로운 음식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강아지 사료는 고양이에게 반드시 필요한 타우린이라는 영양소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식으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양파는 적혈구를 파괴시켜 빈혈을 일으키고, 우유는 복통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초콜릿의 주성분 중 하나인 테오브로민을 과다 섭취하면 심장에 부정맥이나 발작이 생길 수도 있고, 자일리톨껌은 간독성과 신경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견과류의 일종인 마카다미아에 함유된 알려지지 않은 독성물질은 신경과 근육·소화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에게는 가능한 한 고양이 사료만 먹이는 것이 가장 좋고 아무거나 주워 먹지 않도록 주위를 깨끗하게 관리해 주어야 합니다. 혹시라도 고양이가 위험한 음식을 먹었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가까운 동물병원을 방문해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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