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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호 교장의 마음의 반창고] 게임이라는 새롭게 습득된 언어로…

신입생인 권호와 교장실에서 만났습니다. 방학 때 무엇을 했는지 물었습니다. 주로 게임 하고 잠을 많이 잤다고 합니다. 게임은 전국에서 500등 정도 하는 실력이라고 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게임을 접했다고 했습니다. 어렸을 때라 운동도 하고, 바둑도 배우다 보니 1시간 정도씩 하면서 보냈다고 했습니다. 중학교 들어오고 나서 게임을 좀 더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참을 이야기한 후 기분을 물었습니다. ‘후련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살면서 후련했던 적에 대해 애기를 나눴습니다. 중1 때 마음에 안 드는 선생님이 넘어져 다치는 것을 보고 후련했다고 했습니다.

권호는 대화 중에 아빠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영향을 끼친 사람이 누구인지 물었습니다. 아빠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맞았다고 했습니다. 주로 혼나는 이유는 공부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성적이 안 나오면 많이 혼냈다고 합니다. 지금도 성적이 바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자주 싸우신다고 했습니다. 자기로 인해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것이 슬프다고 합니다.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 나오니 집안 분위기는 많이 안 좋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싸우고 난 후 길면 이틀 정도 지나 아빠가 먼저 화해한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많이 혼냈지만 그만큼 자신을 생각해 주는 것 같아서 ‘언젠가 큰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권호의 꿈은 프로게이머입니다. 게이머가 되는 데 장애가 되는 부분으로는 게임시간과 기회가 부족한 것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열심히 해야 하고, 건강관리를 위해 매일 걷기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성공해 가족들과 유럽이나 휴양지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먹고 자고 걱정없이 보내고 싶다고 합니다.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여러 체험도 하면서 재미있게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상담을 마치면서 이런 기회가 와서 좋고 인생을 돌아보며 상담하니 마음이 편해진 것 같고 앞으로 1년 동안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기대감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권호는 고1 겨울방학 때쯤 진로를 정했다고 합니다. 생각 없이 게임만 하다가 이러면 인될 것 같아서 게임대회를 나갔지만 예선에서 탈락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았고 담임선생님이 직업학교에 게임학과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고 했습니다. 이후로 무엇이든 해보자는 의지로 원서를 넣었고, 원래부터 해오던 게임이라 자신이 있었고, 학교에 붙었을 때 기분이 매우 좋았다고 했습니다. 한걸음 앞서 나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지금 미래를 걱정하는 것보다 바로 앞에 있는 일들을 해결하면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습니다.

상담 내내 게임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보인 권호에게 “학교에 전용 게임연습실을 만들고 있다”고 귀띔해 주었습니다. 정말이냐며 무척 좋아했습니다.

권호는 게임이라는 과목을 다른 공부와는 다르게 아주 빠른 속도로 습득했습니다. 이렇게 새롭게 습득된 언어로 주변의 근시안적 고정관념을 넘어서 세상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다는 변화의 물결을 갖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바로 깊은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만약 돈과 신념이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써 보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돈과 신념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을 쓰고 그중에 한 가지를 주중에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곳이 바로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이 물결은 당신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도록 안내해 줄 것입니다.

모험놀이 상담가 방승호는 누구?

국내 최초 ‘모험놀이 상담가’로 불리는 방승호 교장은 아이들과의 심리적 교감이나 스킨십 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아픈 구석을 잘 치유하는 교육자로 유명하다. 방 교장의 <기적의 모험놀이>와 ‘선생님의 똑똑! 상담실’(소년조선) 등의 저서와 칼럼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로 알려져 있다. KBS <아침마당>의 목요특강과 유니세프 전직원 대상 특강 등을 통해 유명 강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방 교장은 앨범을 3집까지 낸 ‘가수 교장선생님’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노래 역시 목적은 ‘교육’이다. 모험놀이 상담가 방승호의 칼럼은 스포츠경향을 통해 매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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