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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보다는 졸혼을 권하는 책 ‘졸혼시대’

일본 열도에 ‘졸혼’ 이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킨 에세이스트 스기야마 유미코(杉山由美子)의 ‘졸혼 시대’(원제 ‘졸혼을 권함’·번역 장은주·더 퀘스트)가 한국어로 번역됐다.

이 책은 졸혼을 실천한 여섯쌍 부부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한 부부는 다섯 자녀를 두고 졸혼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아내는 글쓰기 재능을 발견하고, 나중엔 정계에 진출한다. 남편은 아내와 따로 살며 아내를 인격체로 존중한다.

또 다른 부부는 전업주부였던 부인이 요양복지사가 돼 새로운 삶을 살고, 남편은 산속 오두막에서 살며 각양각색 물건을 만들며 지낸다. 대기업 회사원으로 근무하다 50대에 대학 교수가 된 남편과 그런 남편과 떨어져 사는 방식으로 이직을 지지해 주는 아내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졸혼시대’는 저자 스기야마 유미코의 경험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중년에 찾아온 남편과의 갈등으로 고민하던 중 딸의 권유로 남편과 따로 살면서 독립적인 결혼생활을 이어가며 다른 부부들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책을 쓰게 됐다는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5년 한국에서 60세 이상 황혼이혼 남성은 1만1636명, 여성이 6215명이었다. 같은 해 총 이혼 건수 10만 900여 건 중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황혼이혼 비중이 3만 2600여 건(29.9%)에 달했다. 지난 해 네이버에서 두 번째로 많이 검색됐을 정도로 화제가 된 단어가 바로 ‘졸혼’이다.

부부가 서로 떨어져 독립적으로 사는 새로운 방식의 삶에 대한 긍적적 시각들 속에도 생각해야 할 것은 ‘졸혼’이 헤어지거나 이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래 행복하게 같이 지내려는 선택이라는 점이다. 결혼 옆에 동거라는 단어가 다가왔듯이 이혼 옆에 졸혼이 다가오고 있다.

영화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에서 주인공 해리가 이런 말을 한다 “데이트 하는 게 지겨워서 결혼을 했는데 아내가 그걸 다시하자고 하는 거야!” 영화 에서 해리는 얼마 후 이혼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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