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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4번 타자 어렵지만…부담은 고참 몫”

월드베이스볼대표팀(WBC)의 중심타자 이대호(35·롯데)는 일본 오키나와 대표팀 캠프의 사실상 마지막 훈련일인 지난 21일까지 특타(특별타격훈련)를 했다. 다음달 6일 개막하는 WBC에서 제 역할을 다하려면 타격 페이스를 하루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대호는 이날 오키나와현 우루마시 구시카와 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3월에 경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배팅볼은 시속 100㎞ 밖에 안 되는 공이고 연습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데 대회에선 시속 150㎞ 공을 쳐야 하니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지난 17일 대표팀 캠프에 합류해 훈련량이 충분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대표팀과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평가전에 시험 삼아 한 타석 대타로 출전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아 삼진을 당했다.

이대호(왼쪽)가 일본 오키나와현 우루마시 구시카와 구장에서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최희진 기자

이대호는 “공은 보이는데 반응이 안 됐다. 볼이었다고 생각했으나 물어보니 다 스트라이크였다고 하더라”며 “계속 투수의 공을 쳐보면서 감을 잡아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남은 대표팀 평가전에선 파울을 많이 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WBC 대회에서 이대호를 4번 타자로 세우고 김태균(한화)과 최형우(KIA)를 이대호 앞·뒤에 두는 타순을 구상하고 있다. 팀이 원할 때 안타나 홈런을 쳐줘야 한다는 책임이 이대호의 어깨 위에 얹혀있다.

이대호는 “4번 타자는 득점 찬스 때 꼭 쳐야 하는 자리이고 국제대회에서 4번을 맡는 것은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제가 하루 빨리 칠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회 성적에 대한 부담은 저나 태균이 같은 고참들이 져야 하는 것”이라며 “후배들은 자기 야구를 하면 된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경험이 풍부한 이대호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으로 오버페이스를 꼽았다.

이대호는 “겨울 동안 쉬었던 몸을 (경기할 수 있는 몸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니까 지금 좋지 않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 없다”며 “프로 생활을 해봤던 선수들이니 자기 관리는 다들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표팀의 후배들에게 “WBC는 세계적으로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대회이고 이기는 팀이 있으면 지는 팀도 있는 것”이라며 “국제대회라고 주눅 들고 스트레스 받으면 마이너스다. 자기가 배웠던 야구를 즐겁게 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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