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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레뱅 서울 뮤지엄’ 베아트리스 크리스토파리 총괄 매니저

지난 17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그레뱅 서울 뮤지엄은 많은 취재진과 관람객들이 몰리며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기 방송인 유재석의 밀랍 인형이 최초로 공개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유재석도 이곳을 찾았고, 유재석은 자신을 꼭 빼쏜 인형과 함께 포즈를 취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얼굴에는 미소가 한 가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레뱅 뮤지엄이 제작하는 밀랍 인형의 모델은 단순히 돈이 많다고, 또는 ‘좀 알려졌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재석뿐 아니라 여러 ‘세계 유명인’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 특별한 박물관, 그레뱅 뮤지엄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베아트리스 크리스토파리 제너럴 매니저(58·사진)를 만났다.

베아트리스 크리스토파리 그레뱅 서울 뮤지엄 총괄 매니저(59)가 21일 서울시 을지로 그레뱅 서울 뮤지엄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충진 기자 hot@khan.kr

“한쿡 사람들, 정말 카인드풀하고 리스펙트풀해요. 정말 최고의 국민들이죠. 레메이어(최고)!”

그레뱅 서울 뮤지엄을 책임지고 있는 베아트리스 크리스토파리 제너럴 매니저는 한국을 좋아했다. K-POP을 좋아하고 K-드라마 그리고 K-무비를 사랑한다는 그는 먼저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세계 각국에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그레뱅에서도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그레뱅 파리 뮤지엄의 총책임자로 승승장구하던 그다. 2015년 7월 문을 연 그레뱅 서울 뮤지엄의 책임자로서 한국에 온 그는 특히 “한국 사람들의 친절함과 예의 바름은 단연 세계 최고”라고 했다.

“그레뱅 서울 뮤지엄은 1882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설립돼 135년의 세계적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그레뱅 뮤지엄이 2013년 캐나다 몬트리올, 2014년 체코 프라하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설립한 밀랍인형 박물관입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한국에 ‘그레뱅 서울 뮤지엄’을 설립하게 됐죠. 이유는 서울이 오랜 역사와 고유의 문화를 갖춘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그레뱅 뮤지엄에 전시된 밀랍 인형들은 주로 역사적 인물들을 모델로 한다. 그는 “우리의 오랜 역사만큼 우리의 모델들 또한 그 정도의 무게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어야겠죠. 주로 각 분야에서 ‘최고’라 손꼽히는 사람들이 그 대상이 됩니다.”

베아트리스 크리스토파리 그레뱅 서울 뮤지엄 총괄 매니저(59)가 21일 서울시 을지로 그레뱅 서울 뮤지엄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를 마친 뒤 방송인 유재석의 밀랍인형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충진 기자 hot@khan.kr

실제로 그레뱅 뮤지엄에 있는 한국인 인형들은 배용준과 싸이, 지드래곤 등 세계적 한류스타와 세종대왕, 이순싱 장군 등 역사적 인물들뿐이다. 이마저도 서울 뮤지엄이라는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4층 규모의 박물관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존경받는 인사 80여명의 밀랍 인형들이 전시돼 있다.

“‘한류스타’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화돼 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한류스타만 조명하는 공간은 아니에요. 그레뱅 뮤지엄은 마이클 잭슨, 존 레넌, 마릴린 먼로 등 세계적 문화 아이콘부터 마이클 조든 같은 스포츠 스타까지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른 ‘유명인사’를 만나는 꿈 같은 일을 실현해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는 그레뱅 뮤지엄에 들어서는 순간 어른들이라고 해도 어린이로 돌아가 새로운 세계를 탐험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박물관의 운영 목적이라고 했다. 총 15개 테마로 구성된 박물관은 그저 밀랍 인형만 가득한 것이 아니라 공간마다 해당 밀랍 인형과 관련된 영화·음악·역사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꾸며져 있다. 관람객들은 그레뱅 뮤지엄의 각 테마공간을 돌며 세계 각 나라 또는 영화의 한 장면 속에서 평소 만나고 싶던 유명인사를 실제로 만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레뱅 서울 뮤지엄에 마련된 대통령 전용기 테마 공간. 그레뱅 서울 뮤지엄 제공

“3층의 ‘대통령 전용기’ 존은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실내를 그대로 재현한 곳이에요. 비행기 내의 소음과 진동까지 그대로 전달하고 있죠. 김수현·현빈 등의 밀랍 인형을 만나는 ‘한류우드’ 존은 한류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한국 드라마의 촬영 현장을 재현했어요. 관람객들은 각 테마 존에 푹 빠져 몰입도 높은 관람을 즐길 수 있어요. 단순히 ‘구경하는’ 전시가 아니라 보고, 듣고, 찍고, 체험하는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레뱅 뮤지엄은 연간 5~6구의 새로운 밀랍 인형을 제작해 관람객들에게 늘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작돼 많은 시민들을 만났다.

“한 구의 밀랍 인형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약 1억원이 들어요. 하지만 단순히 비용으로만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파리에 있는 15명의 아티스트들이 6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공을 들입니다. 이 과정은 정교한 기술과 감각을 요하는 예술 작업이죠. 하나하나의 밀랍 인형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며, 그레뱅의 목표는 우리 뮤지엄에 셀러브리티들과 똑같은 진짜 쌍둥이를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한 여성 관람객이 한국배우 현빈의 밀랍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그레뱅 서울 뮤지엄 제공

그의 꿈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관객의 웃음은 곧 그에게 보람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앞으로도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유명인을 직접 만나는 꿈을 이루는 공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찾는 즐거운 엔터테이먼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그레뱅 서울 뮤지엄을 운영해 나갈 겁니다. 특히 학생들이 자신의 ‘롤모델’로 삼아왔던 위인들을 만나 즐거워하는 모습은 제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 중 하나에요.”

■그레뱅 뮤지엄은?

1882년 프랑스 파리에 처음 그레뱅 뮤지엄이 설립됐다. 135년 동안 세계적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세계 최고 월드 셀러브리티 밀랍 인형 박물관인 이곳은 파리에서 루브르 박물관,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등과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손꼽힌다. 2015년 7월에는 아시아 최초, 전 세계 4번째로 대한민국 서울에 개관했다. 그레뱅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밀랍 인형은 그레뱅 파리 워크숍의 장인 15명이 팀을 이뤄 제작한다. 6개월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 ‘극사실주의’에 근간을 둔, 진짜 사람과 똑같은 밀랍 인형은 사람들의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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