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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험난한 2017 ACL 도전

‘아시아 디펜딩 챔피언’ K리그가 올해도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단 2경기의 결과지만 축구팬들은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쟁자들은 급부상하는데 K리그는 강호 전북 현대가 빠진 공백 속에 나머지 팀들은 전력 열세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상강 헐크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C서울전에서 골을 넣은 뒤 원정 응원온 팬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는 지난 21일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2경기를 치러 모두 패했다. 지난 해 K리그 클래식 챔피언 FC서울은 상하이 상강(중국)과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울산 현대는 일본 원정에서 가시마 앤틀러스에 0-2로 패했다. 이제 막 시즌을 연 2경기, 무득점 2패의 결과를 성급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겠지만 심상치 않은 기류의 시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은 점유율에서는 앞섰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공격의 칼날은 무뎠고, 선수들간의 조화도 떨어져 득점에 실패했다. 상하이 역시 짜임새는 떨어졌지만 결국 승점 3점을 가져갔다. 거물 스타 헐크가 개인 기량으로 터뜨린 환상적인 결승골로 1명이 퇴장당한 악재 속에서도 원정에서 승리를 따냈다.

3년 만에 ACL에 출전한 울산은 일본 원정에서 공격적으로 맞섰지만 전북에서 이적한 가시마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에 막힌 뒤 흐름이 꺾였다. 세트피스에서 선제골을 내줬고, 이후에는 가시마의 섬세한 문전 플레이에 다시 쐐기골을 허용했다. 지난 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맞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가시마는 한·일전에서도 그 힘을 과시했다.

서울과 울산이 치른 2경기에서 세계적인 거물급 스타들을 영입하는 중국 슈퍼리그의 힘과 역시 최근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력이 강해지고 있는 J리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반면 K리그는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던 전북을 빼면 나머지 구단들은 여전히 침체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FC서울은 아드리아노·다카하기 등이 떠난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면서 전력 약화가 우려된다. 뒤늦게 ACL 참가가 결정된 울산은 선수 영입 등 대회 준비가 늦어 ACL 도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알차게 선수를 영입해 ACL 도전에 나서는 제주 유나이티드는 6년 만에 아시아 무대 출전이라 경험 부족이 우려된다. 계속 모그룹의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수원 삼성은 선수단 스쿼드가 강하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7년 연속 ACL에 출전하며 좋은 성적을 내왔던 ‘디펜딩 챔피언’ 전북이라는 ‘보험’이 빠진 가운데 K리그는 어느 해보다 험난한 도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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