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황재균 '길고 긴 시즌' 최대 무기는 618경기 풀타임 뛴 '체력'

황재균.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이 ‘꿈의 무대’를 향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한다.

샌프란시스코는 18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40인 로스터에 속한 선수들은 물론 스프링캠프 초청권을 가진 선수들이 모두 미국 애리조나주 스콧데일에서 새 시즌을 향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황재균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 24일 1년 스플릿계약을 맺은 황재균은 25인 개막 로스터 입성에 성공하면 150만 달러(약 17억5000만원)를 받는다. 출전 경기수에 따른 인센티브도 최대 16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2015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노리려다 무응찰의 수모를 겪은 황재균은 1년 동안 충분한 준비를 했다. 기술적으로는 삼진 비율을 줄이고 홈런 후 배트를 집어던지는 ‘배트 플립’도 버렸다. 미국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영어과외까지 틈틈이 받았다.

자리가 확보된 선수들에게 스프링캠프는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지만 황재균은 일찌감치 시즌을 시작한 것과 같다. 스프링캠프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려 경쟁자들을 제쳐야하기 때문이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끝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의 신분인 황재균은 시즌 내내 자리를 잡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역시 장기간 진행될 경쟁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체력이다. 앞서 스플릿 계약으로 지난해 시애틀에서 뛰었던 이대호(롯데)는 후반기 부진 이유로 체력을 꼽았다.

이대호는 “처음에 자리가 보장되지 않아서 몸을 빨리 만들면서 후반기에 안 좋았다고 생각한다. 1월부터 몸을 만들어서 2월 시범경기에 모든 걸 쏟아부은 게 마지막에 안 좋았던 요인인 것 같다”고 했다.

황재균도 이대호의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다행히 황재균은 체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는 KBO리그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618경기를 연속으로 뛰었다. 당시 황재균의 기록은 현역 최다 연속 출장 기록이었다. 최태원(1014경기), 김형석(622경기)에 이은 역대 3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기도 했다.

미국프로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이동 거리가 많기 때문에 체력을 중요시한다. 체격이 큰 선수들을 좋아하는 것도 그 이유”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재균은 이 조건에서는 다른 선수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황재균은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브루치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보치 감독은 “그는 한국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내고 이곳에 왔다. 한국에서 온 몇몇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좋은 스윙을 가진 선수”라며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황재균은 지난 21일 두번째 공식 훈련에서 라이브배팅을 소화하며 날카로운 타구를 때려내며 눈길을 끌었다. 22일 비자 문제까지 해결한 황재균은 최고의 무대를 향해 쉼없이 달리고 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