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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경찰 “김정남 피살, 北대사관 서기관 고려항공 직원 연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에 현지 북한대사관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가 22일 나왔다.

김정남 암살사건을 수사중인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쿠알라룸푸르 시내 경찰청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과 연루된 북한국적 남성 3명이 아직 말레이시아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2등 서기관과 북한 고려항공 직원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현지 은닉중인 3명은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리지우로 추정되는 신원미상 1인으로 발표됐다.

일본 후지TV가 19일 김정남 피살 전후 상황이 찍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제2국제공항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가방을 멘 채 공항 티켓을 발권하는 셀프 키오스크로 향했다(왼쪽부터 사진1). 잠시 후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가 뒤에서 김정남의 얼굴을 손으로 감싼 후 사라졌다(사진2). 김정남은 공항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지만(사진3), 공항 의무실로 옮겨진 후 얼마 안돼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사진4). 일본 후지TV

칼리드 청장은 이들이 사건에 개입했는지를 판단한 기준에 대해 “우리는 그들에게 수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할 이유와 근거가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 나라에 다른 많은 북한 국적자가 있음에도 그들을 찍어서 부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이들에 대한 인터뷰를 북한대사관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경찰은 북한 공작원이 배후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이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한솔 등 김정남 유가족이 신원확보와 시신인도를 위해 현지에 올 경우 신변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칼리드 청장은 ”유족이 오면 보호해줄 것“이라며 ”북한대사관을 거치지 않고도 유족이 말레이 당국과 접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암살사건에 북한 대사관 직원이 연루됐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유가족 신변안전까지 약속한 것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관측된다.

말레이시아 경찰 수사를 정면 반박하고 있는 북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로 김한솔 등 김정남 유가족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데는 유족 신변을 보호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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