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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최강 한국이 계주에 치중하는 이유

한 쪽은 기쁨의 환호가 울려퍼진 반면 또 다른 한 쪽은 아쉬움으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경기 후 서로를 아껴주고 챙겨주는 마음은 한국 쇼트트랙이 왜 세계 최강인지 알 수 있게 했다.

한국은 22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에서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심석희(20)와 노도희(22·이상 한국체대), 최민정(19·서현고), 김지유(18·화정고)가 팀을 이뤄 4분10초515로 결승선을 통과해 중국(4분10초980)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바퀴 전까지 중국에 뒤쳐졌지만, 마지막 주자였던 최민정이 놀라운 스퍼트로 짜릿한 역전을 안겼다.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반면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이정수(28·고양시청)와 신다운(24·서울시청), 박세영(24), 서이라(25·이상 화성시청)가 출전했으나 7분2초703으로 중국(7분01초983)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그쳤다.

한국 쇼트트랙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이다.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나온 금메달 숫자만 20개에 달한다. 이처럼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는 한국 선수들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종목은 다름 아닌 계주다. 개인 종목은 개인 기량으로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지만 단체 종목인 계주는 서로간의 신뢰와 유대감이 없으면 잘할 수가 없다.

한국 선수들이 계주에서도 선전을 펼치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 기량과 함께 서로를 향한 신뢰와 유대감, 그리고 배려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최민정은 “무엇보다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며 계주에 앞서 열린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친 데 대해 “한국 선수가 금, 은메달을 따야한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남자 쇼트트랙도 끈끈하기는 여자팀 못지않다. ‘맏형’ 이정수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기회를 후배들에게 양보했다. 남자 1500m에서는 박세영의 금메달을 위해 뒤에서 다른 선수들의 추격을 막아냈고, 남자 1000m에서도 서이라와 신다운을 위해 뒤에 남아 일본 선수를 방해했다. 이날 계주에서 넘어진 박세영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 격려해준 것도 이정수였다. 이정수는 “1000m에서 중국 선수들 기를 완전히 눌러야 계주에서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조금 아쉽다”며 “그래도 우리한테는 평창 올림픽이 있으니 호흡 잘 맞춰서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심석희는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30초37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1500m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씻고 최민정과 나란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남자 1000m에서는 서이라가 1분24초097로 금메달을, 신다운이 1분24초119로 은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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