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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피] ‘유기견’을 입양하면 ‘행복’이 온다

유기견입양센터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51)는 5년 전 무척 힘든 일을 겪었다. 아버지가 폐암 말기 선언을 받은 데 이어 간병하던 어머니를 갑작스러운 화재 사고로 잃었다. 정신적 지주와 같던 부모님을 한 달 간격으로 떠나보낸 황씨는 마음의 충격을 술로 지우려 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점점 더 망가졌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폭음을 고치기 위해 ‘야간 쇼핑’을 하던 중 들른 대형마트에서 반려동물숍을 우연히 마주했다. 마음의 안식처를 갈구하던 황씨는 자신을 애처롭게 쳐다보는 몰티즈 한 마리에 시선을 사로잡혔다.

황씨는 카드를 꺼내 반려동물을 결제하려던 찰나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황동열씨에게 입양된 유기견 흰순이와 흰돌이가 목욕을 하고 이불 위에 앉아 있는 모습. 황동열씨 제공
유기견 흰돌이를 입양한 황동열씨가 흰돌이를 안고 있는 모습. 황동열씨 제공

‘지금 이렇게 즉흥적으로 구매를 하면 후회하지 않을까? 하룻밤만 잘 생각해 보고 데리고 가자.’

그날 밤 황씨는 인터넷으로 ‘반려견 분양’을 검색해 반려견과 관련한 정보를 찾았다. 그러다 ‘유기견 입양’을 알게 되고 한 유기견 블로그 입양 카페에서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오늘 입양하지 않으면 안락사 당합니다’라는 글을 보고 아릿한 감정을 받았다.

유기견 입양 인터넷 카페를 뒤져 믹스견 흰돌이와 흰순이를 발견했다. 특히 흰순이는 한쪽 발이 없는 장애견이었지만 황씨는 고민하지 않고 선뜻 입양을 결정했다. ‘유기견’이란 단어조차 낯설던 황씨가 유기견과 인연을 맺은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로 황씨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유명 트레이너에 파워블로그를 하면서 ‘번 돈 맘껏 쓰면서 편하게 살자’는 생각을 해온 그였지만 흰순이와 흰돌이로 인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유기견 흰순이와 흰돌이가 황동열씨를 처음 만났을때 모습. 황동열씨 제공

황씨는 “사람이 아닌 동물의 삶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됐다”며 “내가 손길을 뻗으면 살릴 수 있고 손길을 거두면 죽을 수밖에 없는 유기견들을 위해 더 손길을 뻗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황씨는 식구가 하나둘 늘어 여섯 마리의 유기견과 함께 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3년 전 유기견 입양 센터 팅커벨 프로젝트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400마리가 넘는 유기견을 구조하고 입양시켰다. 황씨는 ‘수많은 아이’들의 가장이 됐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더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를 얻었다.

황씨는 “유기견을 처음 입양했을 때 보호자가 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나를 알아보고 반길 때 정말로 큰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유기견을 입양하면 신경 쓸 부분이 많다. 하지만 그에 비해 얻는 행복이 더 크다”며 “마음과 정서의 안정감은 물론이고 책임감이 생기니 생활 또한 성실해지고 충실해졌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기견 입양을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 입양을 전제로 유기견을 임시 보호할 수 있는 ‘입양전제임보’라는 제도가 있다. 많은 분들이 유기견을 입양해 행복함을 함께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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