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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가 구글보다 한수 위? ‘인간-AI 스타크래프트 대결’ 사실은…

최근 인간과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자동번역기의 통번역 대결에서 ‘인간이 일방적인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당시 대결을 주최한 세종대학교가 오는 30일 인간-AI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열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블리자드가 개발한 전략시뮬레이션게임으로 지난해 이세돌-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 직후, 구글이 다음 도전 상대로 지목해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현재 블리자드로부터 <스타크래프트2>의 소스를 제공받아 대결에 나설 AI 프로그램을 개발(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종대의 홍보대로라면 구글보다 앞서 인간-AI의 대결이 열리는 셈이다. 이 때문에 발표 직후, 일부에서는 세종대의 AI기술이 구글을 능가한다는 얘기인가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경중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구글이 준비중인 AI와 이번 대결에 나서는 AI는 다른 종류”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대결에 나설 AI ‘젤나가’를 개발한 주인공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젤나가는 알파고의 전세대 AI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알파고가 백지상태에서 기존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성장하는 머신러닝 시스템이라면, 젤나가는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최대한 빠르게 계산한 뒤 작업을 수행하는 ‘지식기반’ 방식이다.

1970~80년대 과학자들은 주어진 상황에 대해 ‘~라면, ~한다’는 조건 반응형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런 식의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짜서 인간처럼 과제를 수행하는 기계를 만들려고 했는데, 이를 ‘전문가 시스템’이라 한다. 젤나가는 바로 ‘전문가 시스템’의 AI다.

그렇다고 실망할 것은 없다. 젤나가가 결코 실망스러운 AI는 아니기 때문이다.

김 교수와 세종대 연구진이 2011년 개발한 ‘젤나가’는 그동안 AI끼리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벌이는 CIG(Computations Intelligence in Games) 대회에 참가해 예선 1위, 본선 3위 성적을 거두는 등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쉽게 말해, 게임 좀 한다 하는 일반인과 대결하면 결코 밀리지 않는 실력이라고 보면 된다.

김 교수는 “구글의 경우 AI의 반응 속도나 시야 등 대결 조건의 균형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젤나가는 원래 AI끼리의 대결을 위해 탄생한 것이기 때문에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젤나가를 비롯한 현재 스타크래프트 AI들은 제한적인 상황에 대해 반응하기 때문에 절대 프로게이머를 이길 수는 없다”며 “이번 대결은 우리 AI 기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사 정도로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초 30일 열기로 했던 인간-AI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은 세부사항 조율 등의 문제로 연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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