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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전성시대, 현지의 기본을 지키면 더 즐겁다

일본 오이타현 온천여행지 유후인의 명물 거리인 유노츠보가이도를 관광객들이 지나고 있다. 오이타 | 김명일 기자

‘일본여행 전성시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급감했던 한국인들의 일본 관광은 2013년 245만여 명을 기록해 대지진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2015년에는 400만을 돌파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한국인 509만 명이 일본을 찾았다.

일본 여행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에 대한 우려가 많이 희석되고, 물가와 환율의 영향으로 일본 여행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2시간 이내 항공편으로 각지가 연결되는 편의성과, 부산항을 중심으로 국제선박 교통망을 이용한 규슈 관광객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저가항공사(LCC)들의 공격적인 노선 증설과 마케팅도 일본 관광객 증가를 유도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한일 한공 노선 중 저가항공사 점유율은 2015년 40.5%를 기록, 2014년보다 8.9%포인트 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 2월 한일노선 탑승률이 각각 87%와 90.2%라고 밝히는 등, 일본여행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급증한 관광객들이 예절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거나 현지인에게 소소한 폐를 끼치는 행동 또한 이어지고 있다. 해외 관광객은 현지인에게 출신 국가의 인상을 결정하는 ‘민간 외교 사절’이라고 할 수도 있는 만큼, 현지 문화와 예절에 대해 숙지하고 조금만 조심하면 더욱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일본 여행에서 주의해야할 점을 살펴본다.

■ 배려하는 보행의 거리예절

후쿠오카 현지에서 가이드 일을 하는 교민 양모씨는 “거리를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좁은 인도에서 다른 사람이 지나갈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인들은 여럿이서 다닐 때 가로로 2명 넘게 가는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 세로줄로 다니는데 비해, 한국인들은 여럿이서 횡열로 가며 거리를 가로막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가로로 줄지어가는 그룹 보행을 삼가는 것은 비단 일본에서만 지켜야할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생활질서 계도에 등장하곤 했다.

거리 흡연의 경우 전국적인 금연 문화 확산과 거리흡연 계도 및 단속을 실시하는 한국에 비해, 일본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나 보행 중 흡연은 일본에서도 좋은 눈길을 받지는 못한다. 특히, 꽁초를 비롯한 쓰레기를 아무데나 투기하는 것은 금물이다. 양씨는 “일본은 자기 쓰레기는 집까지 가져가는 것이 상식이어서, 대부분 자기 가방에 넣는다”며 한국 관광객도 조금만 주의를 더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흡연자들은 휴대용 재떨이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편리한 여행을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 구라바엔에서 단체여행을 온 일본 학생들이 개화기 의상을 입고 기념촬영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나가사키 | 김명일 기자

■ 조용하고 질서있는 쇼핑예절

일본은 한줄서기가 정착된 나라다. 화장실 줄, 매표소, 편의점 등 거의 모든 곳에서 한줄서기를 하고 있다. 많은 편의점들이 바닥에 한줄서기 방향을 유도하는 선을 그어놓기도 하는만큼, 계산이나 매표를 위해 줄을 설 때에는 ‘한줄서기’를 먼저 확인해야한다. 또한, 새로운 매표구나 계산대가 열리더라도 한줄서기에서 앞에 있는 사람부터 가는 것이 관습이므로 ‘빨리 가는 사람 차지’인 한국 문화와의 차이점을 감안해야 한다.

공공 장소에서 말하는 소리 크기도 주의해야한다. 일본은 쇼핑몰, 엘리베이터, 버스, 레스토랑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상대방에게 들리지 않는 소리로 대화하는 것이 상식이다. 관광객 임모씨는 “쇼핑몰이나 엘리베이터에서 말소리가 들리는건 모두 한국말 뿐이었다”며 “한국 내에서도 중국 관광객이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시끄럽게 떠든다는 불만이 큰 만큼, 우리도 예절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 텐진지구의 텐진지하쇼핑몰 거리를 후쿠오카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후쿠오카 | 김명일 기자

■ 생활 속 차이점 익히기

일본 화장실에서는 휴지를 반드시 변기에 넣도록 하고 있다. 비치된 휴지통은 휴지를 제외한 쓰레기들을 위한 것이다. 또한 에스컬레이터 이용시 공식적으로 두줄서기를 채택하는 한국에 비해 일본은 ‘한줄 걷고 한줄 서기’를 하고있어, 걷지 않을 경우 한쪽으로 비켜서 있어야 한다. 복잡한 곳에서는 다소간의 신체 접촉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서로 마주칠 정도로 가까이 지나갈 경우 상대에 실례 표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 가벼운 목례로 대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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